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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분장을 통한 하나님의 손길

작성일 : 2021-11-17 10:54

 

[ 창작뮤지컬 <바울> 뒷이야기 ]


저는 영락교회에서 결혼하면서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앙의 나이로 27년 청년이며, 뮤지컬팀 위트니스에는 40대에 들어왔는데, 벌써 5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분장파트는 공연 당일에 가장 먼저 시작하는 파트입니다. 분장하는 순간만큼은 저의 의지로 하게 마시고 성령님께서 움직여 주시기를 늘 간구합니다. 그렇게 준비하고 시작해도 늘 처음 하는 분장처럼 설레고, 두렵고, 떨립니다.


코로나19 방역 4단계로 인해 대면공연을 하지 못하고 영상공연을 올리게 된 이번 선교대회 <바울> 공연은 특별했습니다. 영상촬영은 오전 10시부터지만 분장 스태프들은 새벽 6시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교회에 5시 반까지는 도착해서 세팅해야 배우들을 기다리는데 여유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기대함과 아울러 그 시간까지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6시가 되자 배우들이 문화선교부 사무실 문을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뮤지컬 <바울>의 등장인물은 예수님, 바울, 앨루마, 노예 소녀, 스테반, 노예 주인과 4명의 남녀 앙상블 등 총 10명입니다. 배우들의 분장을 시작합니다. 가장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며 하나님 앞에 조롱박처럼 매달려있는 순간입니다. “하나님의 손길로 그려주세요” 기도하는 저의 모습은 조롱박보다도 작은 자로 변해있습니다.


분장실은 항상 즐겁습니다. 저와 배우들은 극중인물로 변하는 중입니다. 배우들이 무대에 서기 전에 분장하면서 긴장감을 풀고 즐거워야 무대 위에 잘 설 수 있으며, 캐릭터에 걸맞게 분장이 되면 배우들도 더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영상공연 <바울>은 한 배우가 여러 명의 인물을 연기하므로 분장이 변해야 하고, 30여 년의 세월도 표현하기 때문에 촬영 중에도 계속 분장해야 합니다. 또 클로즈업하는 카메라에 맞추려면 인물분장을 더 디테일하게 해야 합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요. 새벽 6시에 시작한 촬영이 다음 날 새벽 1시에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촬영하는 동안의 방역수칙과 여러 환경을 맞추다 보니, 19시간이 지나서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척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며칠 뒤 <바울> 1차 영상이 편집되어 나온 것을 보고서야 겨우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 뒤 스태프의 자리
 

 

저의 자리는 스태프입니다. 무대 뒤에는 각자 일을 맡은 스태프들이 있습니다. 배우들은 잘 보이는 무대 위에서 활약하지만, 스태프들은 무대 뒤에서 배우들을 더 잘 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여 막 뒤에서 모습이 보일 수 있으므로 언제나 검은 옷만 입는 사람들입니다.


막 뒤는 어둡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더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대 뒤는 캄캄해서 하나님의 빛이 더 잘 보인다고 감사해하며 그 시간을 긴장과 기쁨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저는 스태프 일을 사랑하고 몸이 다할 때까지 하고 싶습니다.


미디어 문화예술을 통한 복음사역은 시대마다 가장 빠르고 많은 전달력과 힘이 있는 복음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트니스 뮤지컬 팀을 통해 문화 선교를 막연히 봉사의 하나로 여겼던 부끄러운 생각에서 벗어나 제게 허락하신 사명으로 생각이 바뀌는 중입니다. 분장과 의상, 소품 등 각 분야의 스태프들과 함께 공부하며 늘 깨어 준비할 수 있는 뮤지컬 스태프 팀이 생기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세상에서 분장사로 많은 경험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위트니스 팀을 통해 많은 은혜를 허락하셨습니다. 선교대회에서 상영한 <바울> 영상공연은 겨우 40분 남짓이지만, 그 영상공연을 만들기 위해 보낸 숱한 시간은 저와 우리 공연 팀 모두를 든든하게 묶어 주셨습니다. 코로나19의 특별한 상황 속에서 깨달은 것은, “예수님께서 ‘깨어 있으라’ 하신 말씀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여름, 방역 단계가 높아지고 대면연습을 자주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더 준비되지 못했던 아쉬움과 더 많이 소통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위트니스 팀 안에서 만난 형제자매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이 복음을 통해 다시 복음을 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 마음 안에 있는 모자라고 부끄럽고 모난 모습들, 제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들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만큼은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우리가 갈 곳이 있다는 것을 청년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모두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전 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멈추지 않고 가고 싶습니다. 하나님! 멈추지 않게 도와주세요. 하나님과 함께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이선경 집사
용인·화성교구, 문화선교부
뮤지컬 <바울> 분장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