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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아름답습니다

작성일 : 2021-11-17 14:13

 

2000년 4월 19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동네에서 당시에 막 대중화되고 있었던 ‘한메일(hanmail)’에 접속하기 위해 여느 때처럼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을 열었습니다. 웹 사이트의 첫 화면에서 초등학교 6학년 저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린 손주를 돌봐주시기 위해 함께 계셨던 친할머니에게 뉴스 기사의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할머니, 한경직 목사님이 돌아가셨데.”


할머니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시며, 개고 있던 빨래를 털썩 내려놓으시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반문하셨습니다. “어마어마, 한경직 목사님이…? 언제 돌아가셨데?”


질문하시는 할머니의 이마엔 한 겹의 주름이 더 생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내 눈가가 눈물로 촉촉해진 할머니는 감정을 추스르시며 어린 제게 가르쳐 주시듯 나지막이 말씀하셨습니다. “한경직 목사님, 정말 훌륭한 일을 너무 많이 하셨는데…. 주님….”


당시엔 어려서 잘 몰랐지만, 수많은 성도님이 가지고 계실 간증을 우리 가족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6·25 전란 후 한경직 목사님께 많은 도움과 은혜를 입었습니다. 할머니는 조용히 기도하시며 한경직 목사님의 별세를 긴 시간 애도하셨습니다. 당시에 상상하지도 못했던 또 한 가지의 사실은, 그로부터 20여 년 후 하나님의 놀라우신 인도하심으로 제가 영락교회에서 사역하고, 목사 안수까지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배움과 감동으로 가득했던 4년간의 사역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영락교회에서의 사역은 감사와 벅찬 감동으로 가득했습니다. 4년 동안 매년 다른 부서를 섬기며 함축적인 경험과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첫해에는 교육/준전임 전도사로 국제예배부(IWE)를 담당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일 오전 10시에 IWE 통합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팬데믹 전에는 오후 예배와 성경공부 시간이 있었습니다. 매주 여러 나라에서 오신 다양한 성도 분들이 IWE 예배를 방문하셨고, 예배의 자리에서 그들을 맞이하며 함께 복음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부임 이듬해 전임 전도사 사역을 시작한 후 예배부 소속으로 성찬팀과 영락기도대, 금요 찬양팀의 엔지니어를 맡았습니다. 성찬팀 소속 권사님들께서는 매달의 찬양예배 성찬식, 매해 두 번의 대 성찬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수고를 하고 계셨습니다. 토요일마다 강대상에서 아름다운 꽃 장식을 정성스레 만드시는 섬김의 손길들도 있었습니다. 또 교회 문이 열려있는 모든 시간에 단 1분도 빠지지 않고 릴레이 중보기도를 하시는 150여 명의 영락 기도대 사역은 여전히 제게 큰 도전과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전임 2년차 때는 선교부의 문화선교와 해외선교, 그리고 외국인 안내부의 주일 2~3부 예배 통역을 맡았습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의 여파로 안타깝게도 해외에 계신 많은 선교사님이 귀국하셨으며, 문화선교부의 공연은 사전 녹화로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어렵고 위험한 환경 속에 두고 온 양들을 위해 서둘러 다시 출국하시려는 선교사님들의 모습은 큰 본보기가 되었고, 연습 때마다 온 열정을 다해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에 임하는 문화 선교부 공동체를 보며 하나님께서 그들을 향해 지으시는 기쁨의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에는 상담부와 주일예배 설교번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상담부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시는 성도님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는 곳입니다. 내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기 위해 자원하여 그들의 고민과 아픈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상담부를 섬기며, 같은 해에 목사 안수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매우 의미 깊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통역실에서 하는 동시통역과 원고를 번역하는 번역 작업은 언어는 다르지만 한 믿음을 가지고 한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을 위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었기에 제게는 크나큰 축복이었습니다. 저를 훈련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육신이 되어 이 자리에 함께 모인 우리
4년간 다양한 부서와 보직, 그리고 교구에서 사역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아름답다’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연약하며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영락 공동체를 위해 2천 년 전 보혈의 값을 먼저 내셨고, 이제 저희는 예수님의 육신이 되어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영락의 뜰에서 ‘만남’을 가지게 된 저와 모든 성도님 한 분 한 분 모두 제가 좋아하는 찬송가 600장 ‘교회의 참된 터는’ 가사를 매일 진실한 마음으로 고백하며 살아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교회의 참된 터는 우리 주 예수라
그 귀한 말씀 위에 이 교회 세웠네
주 예수 강림하사 피 흘려 샀으니
땅 위의 모든 교회 주님의 신부라

 

 

 

 

 


이형진 목사
강서·구로·양천교구
상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