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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 ‘덜 쪄진 찐빵’ 같은 나

작성일 : 2021-09-06 14:34

 

저는 세 번째 만에 안수집사로 피택되어 1년여 수련 기간을 보냈습니다. 위임목사님께서 피택자들에게 세족식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피하고 싶었습니다. “내 더러운 발을 어찌 목사님께 닦으시도록 내밀까?” 부끄럽고 창피하고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세족식 중에 제 차례가 되어 부드러운 위로의 말씀과 함께 따스한 손길로 발을 씻어 주실 때, 베드로의 발을 씻기시던 주님을 생각하며 섬김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았습니다.


저는 중·고등부와 청년을 포함하여 교인 80여 명인 작은 교회에서 교사, 구역장, 찬양대, 차량봉사를 하며 시골 농촌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한때 전도사님의 권유를 받아 목회자의 길을 걸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는 젊은 날의 꿈이었고, 영락교회에 출석하여 안수집사로 피택을 받았습니다.


유통업에 종사했던 저는 업종 특성상 주일 성수가 쉽지 않았지만, 1부 예배를 드리고 출근하거나 외근 중 예배를 드리고 가기도 했습니다. 주일 성수의 환경이 얼마나 큰 복인지요!

 


우물과 살모사의 위협에서 살려주신 주님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니 여섯 살 때 깊은 우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부터 시작하여 성년이 되어서도 서너 차례 죽음의 문턱에서 건짐을 받았습니다. 매 순간 떠 올릴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언제나 주님의 사람을 함께 있도록 보내주셨으며, 죽음의 문턱에서 저를 돌려세우셨습니다.


성년이 되어 가장 처음 죽음 앞에서 살려주신 은혜는 군 복무 중에 일어났습니다. 한여름 정기 휴가를 얻어 부모님의 벼농사를 도우러 갔습니다. 시커먼 논바닥에서 살모사에게 물렸습니다. 맨발로 무작정 큰길로 뛰쳐나간 저는 우연히 교회 전도사님을 만났고 전도사님과 함께 길 가던 트럭을 얻어 타고 병원에 가서 비싼 주사를 두 번이나 맞고 겨우 살아났습니다.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강으로 추락하는 저를 지켜내신 하나님
얼음판 길에서 제가 운전하던 티코 차량이 미끄러졌던 날도 하나님께서는 저를 살려주셨습니다. 대구백화점으로 출장을 가야 했던 저는 수요예배를 드리고 가려고 다음날로 출장을 미뤘습니다. 현대백화점으로 외근을 나가기 위해 잠실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향하던 중, 4차선을 달리던 버스를 추월하려고 80km까지 속도를 높였는데 버스도 같이 속도를 높이더군요. 버스를 먼저 보내고 차선을 변경하려고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는데 제 차가 순간 미끄러져 중앙선을 넘었습니다. 그날 오전에 내린 진눈깨비가 차가운 강바람에 얼어붙은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량 행렬 중 맨 앞의 그레이스 승합차와 정면으로 충돌하여 그 차는 3중 추돌을 일으키고 제 차는 반대편 인도와 차도 중간에 척 걸쳐섰습니다. 충격이 조금만 더 컸으면 잠실대교 난간을 치고 한강으로 추락했을 것입니다. 에어백도 없이 젊음을 믿고 안전띠도 매지 않은 채 운전했던 터라 충돌 후 핸들과 가슴이 부딪혀 수초 간 숨이 전혀 쉬어지지 않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경찰과 119구조대에 의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일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때도 하나님께서 살려주셨습니다!!

 


수술 중 저혈압 쇼크로 위험한 순간에도 하나님은 붙들어주심
‘결석 제거수술’이라 간단하게 생각하고 병원에 걸어 들어갔는데 수술 중 호흡 곤란이 왔습니다. 체외충격파 시도에도 개선이 되지 않아 서울백병원에서 내시경으로 제거 수술을 받던 중 원인 모를 저혈압 쇼크가 왔습니다. 혈압이 30정도 수치까지 떨어져서, 집도의 비뇨기과 과장님과 마취과, 심장내과 의사가 총출동하여 5개의 링거를 목에 꽂고, 온갖 주사를 다 놓은 후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합니다.


수술 후 수 초간 의식이 돌아와, “숨쉬기가 어렵다”라는 말을 하고 이내 의식을 잃었던 기억이 납니다.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내의 SOS에 박지운 목사님과 박상엽 전도사님께서 오셔서 수술실 밖에서 간절히 기도해 주셨습니다. 작은 돌 빼러 혼자 걸어서 병원에 들어갔다가 수술실, 중환자실, 일반병실 5일을 거쳐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이 또 한 번 연장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죽음의 문턱에 설 때마다 생명을 연장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안수집사로 임직 받은 큰 은혜를 받았으나 아직 턱없이 부족하고 ‘덜 익은 찐빵’처럼 달지도 않고 먹을 수도 없습니다. 성령으로 다시 한 번 푹 쪄지고 강같이 흐르는 예수그리스도의 보혈 공로로 죄 씻음을 받았으니 남은 생을 주님께 선하게 쓰임 받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오래 참으심으로 여러 번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도록 주님의 몸 되신 교회와 부서를 잘 섬기며 모든 일을 주님께 하듯 정성껏 소임을 감당해야겠다고 굳게 결심합니다.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온전히 돌려 드립니다.

 

 

 

 

 


김병기 안수집사
서대문·은평교구
새가족부 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