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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작성일 : 2021-09-06 14:07

 

신앙의 토대가 된 부모님의 신앙 유산
생전에 아버님은 장로, 어머님은 권사로서 오랫동안 영락교회를 섬기셨다. 생애 말년 치매로 고생하셨던 어머니는 집에만 계시며 노트 5∼6권이 넘는 분량의 성경을 필사하셨다. 평소 어머니는 내세에 대한 소망과 확신이 있어야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말씀하곤 하셨다. 그러나 나는 ‘과연 내세가 있을까? 하늘나라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신앙적 방황을 겪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한편으로 목사님 말씀에서 은혜를 받고 싶어서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기도 했다.


몇 해 전 7개월 간격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아버님과 어머님을 영락동산에 함께 모신 이후 부모님이 잠들어 계신 영락동산을 수시로 찾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 묘소 앞에서 하늘나라에서 함께 뵙자고 말씀드리며 기도하고 찬송을 드리는 순간,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브리서 11:1∼2)’ 하신 말씀이 불현듯 머리에 떠올랐다. 그 순간 이후로 내세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품기 시작했다. ‘영락동산에 묻히신 부모님을 통해 주님은 부족한 나를 영락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시는구나!’라는 감사한 생각과 함께 그날의 기억은 마치 기적의 순간과도 같은 소중한 기억으로 각인됐다. 하늘나라에 대한 든든한 확신이 들면서 훗날 하늘나라에 가면 밝고 건강한 모습의 아버지, 어머니를 다시 만날 거라는 천국 소망을 갖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부모님들이 생전에 보여 주셨던 기도와 믿음 생활의 신실한 모습은 내게 더할 나위없는 신앙의 본보기이자 든든한 신앙의 토대가 되었다.

 


5가지 사랑의 언어가 주는 지혜
어머님은 생전에 여러 성경 구절을 즐겨 암송하셨다. 어머님의 애송(愛誦) 구절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을 꼽으라면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하셨던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린도전서 13장을 묵상하던 중에 미국의 기독교상담가 게리 채프먼이 쓴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신앙 서적을 접하게 되었다. 이러한 말씀 묵상과 독서 시간은 내게 사랑의 실재적 의미, 특히 부부나 자녀를 비롯한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로 다가왔다.


채프먼은 그의 책에서 ‘사랑의 탱크’라는 표현을 들어 인간의 본성 속에는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하는 부르짖음이 있음을 설명한다. 그의 주장을 빌어 말하자면 고립은 인간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에 인간의 심연에는 누군가와 친밀해지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어른이든 아이든 내면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정서 탱크, 이른바 ‘사랑의 탱크’가 있다.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며 자란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하지만, 사랑의 탱크가 결핍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된다. 부부간에도 ‘감정적 사랑의 탱크’가 비어있다면 내면은 깊은 상처로 이어진다.


채프먼은 그의 책에서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유형별로 제시하며 특히 배우자와의 지속적인 사랑의 결혼생활을 이끌어가는 비밀을 설명한다. 부부간의 사랑도 결혼 후 2년이 지나면 식어버리거나 사라진다고 많은 이들이 호소한다. 채프먼은 그들의 호소에 부부 사이에 서로 사랑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에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모른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아내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내는 아마도 남편의 행동 속에서 표현되는 사랑을 찾고 있었는지 모른다. 진실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랑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사용하는 사랑의 언어를 기꺼이 배워야만 한다.


채프먼이 이야기하는 ‘5가지 사랑의 언어’는 과연 무엇일까? 배우자가 지닌 잠재력을 격려하고 인정하는 말이 첫 번째 사랑의 언어다. 배우자와 함께하며 상대방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은 두 번째 사랑의 언어다. 상대방을 늘 생각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선물은 세 번째 사랑의 언어이며, 배우자가 원하는 바를 해주는 봉사는 네 번째 사랑의 언어다. 마지막으로 배우자와의 다정한 스킨십은 다섯 번째 사랑의 언어다.

 


성경적 지혜로 사랑의 탱크를 채우자
‘5가지 사랑의 언어’는 고린도전서 13장 말씀과도 일맥상통하며 하나님과의 사랑 관계에서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다가도 때로는 너무도 쉽게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식어버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의 언어를 통해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바르게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알려주시는 성경적 지혜로 사랑의 탱크를 채워가기를 소망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린도전서 13:4∼7). 말씀을 암송하시던 어머님의 음성이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돈다.

 

 

 

 

 

 


정영주 권사
강남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