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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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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보이지 않는 손길이 인도하셨습니다

작성일 : 2021-07-30 10:03

 

[ 선교극단의 열정을 영락에서 연출하다 ]


대구의 신앙 없는 가정에서 37년 전 태어나서 초등학교 2학년 때 동네 친구를 따라 주일학교에 출석했었습니다. 그런데 교회만 갔다 하면 해가 서쪽 산등성이에 걸러야 돌아오니, 노심초사하시던 부모님의 반대로 주일학교에서 받은 파란 찬송가책을 빼앗긴 후 교회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어릴 적의 아쉬움 때문인지 19살 되던 해 어느 화창한 봄날에 집에 찾아오신 어머니 고향 동창분의 전도로 교회에 다시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그해 겨울 부흥집회 기간에 저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선교극단의 열정을 품고 무작정 상경
대학교 입학식 날, 예수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기독교 동아리를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동아리 훈련을 받던 중에 신입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 뮤지컬 공연을 보면서, 교회에서도 그 공연을 올려서 많은 분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영상을 보며 복사해서 교회 청년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청년부, 학생부 인원들을 모아 교회에서 공연을 올렸습니다. 뿌듯함도 잠시, 제 마음엔 풀어야 할 숙제가 생겼습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배워서 더 완벽하게 준비해보고 싶었던 마음에,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어느 극단에 입단하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었습니다.


지원한 극단에서 연락이 온 것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일 것이고, 3개월이면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을 터이니, 더 좋은 작품으로 하나님께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는 큰 그림이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극단에 들어온 지 2개월이 될 무렵,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구로 돌아가면 교회 안에서 선교극단을 만들겠다고 생각했기에 연기, 음악, 안무, 연출, 무대미술, 조명, 홍보 등 익혀야 할 것들이 참 많았고, 조금씩 극단에 물들며 3년이 흘렀습니다. 극단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쉬는 날이 없었습니다. 교회 예배를 빼먹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주일에 예배도 못 드리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며, 하나님만 붙들고 있다면 문제없다고 자신을 합리화하며 살았습니다.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더는 극단에서 발전도 배움도 없이 타성에 젖어있다는 느낌에 5년간의 극단생활을 그만두었습니다. 극단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선교극을 찾아보면서 선배가 다니는 교회에서 공연을 준비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연락했습니다. 마침 공연 제작의 초기 단계이니 함께 하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극단을 나오고 할 일이 달리 없어 주저 없이 참가했습니다. 그렇게 영락교회를 나오게 되었고, 중단되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십자가에 매달린 실오라기 하나를 힘겹게나마 붙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저는 주님을 뒤로한 채 저만치 딴 길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주님께서 끊어질듯 한 끈을 놓지 않고 계셨습니다. 가끔 교회에 나가면 수도꼭지가 열린 것처럼 흐르던 눈물은 제가 아니라 제 안에 임재하신 성령님의 안타까움과 탄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고집으로 주님을 무시했던 지난 5년간 광야 같은 극단생활 중에도 주님은 제 곁에 계셨다는 것을 그제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단에서 익힌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서 감사한 나날이었습니다.

 


<바울>의 연출을 맡기신 하나님의 섭리
주일에 듣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은 언제나 찔림과 은혜로 영의 양식이 되었고, 문화선교부 속 위트니스에서의 나눔은 항상 따뜻하고 풍성했습니다. 연습은 세상 극단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경건회로 시작했습니다. 고단한 연습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갈 때면 힘은 빠져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제작과정은 제가 꿈꾸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서 오는 11월에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행사를 진행하고 장비를 대여해주는 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있으면서, 교회에서는 <십자가의 길>, <큰 기쁨으로>, <아리마대 요셉>, <평양1866>에 이어 올해 선교대회 준비로 뮤지컬 <바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게도 주님은 저에게 연출을 맡기셨습니다. 한참 부족하고 모자라기에 앞이 깜깜하지만, 언제나 저와 함께하셨던 주님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함께하실 것을 믿기에 어떻게 역사하실지 기대됩니다! 오는 10월 선교대회를 앞두고 문화선교부에서 준비 중인 뮤지컬 ‘바울’ 공연이 여러 성도님에게 은혜와 도전이 되고 회복의 순간이 될 것을 믿습니다! 할렐루야!

 

 

 

 

 


최중열 성도
종로·성북교구
문화선교부 위트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