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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육군훈련소는 군 선교의 전초기지 코로나19 속 뜻밖의 은총에 감사

작성일 : 2021-07-30 08:55

 

인대 없는 팔로 너클볼 도전
「어디서 공을 던지더라도」라는 책이 있습니다. 대학 시절 최고의 투수였던 R.A.디키라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메이저리그 프로팀 계약을 앞두고 팔에 인대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계약금은 순식간에 10분의 1로 줄게 되고, 들어놓았던 팔 보험금을 타게 되면 백만 달러라는 거액은 받을 수 있지만, 영영 메이저리그에는 도전할 수 없습니다. 그날 이후 디키는 무명의 투수가 됐지만, 어느 날 뜻밖의 제안을 받고 인대 없는 팔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너클볼’ 투수로 전향하게 됩니다.


변화구의 일종인 너클볼은 공의 궤적을 가늠할 수 없어서 마구라고도 불립니다. 회전이 없는 시속 100km의 느린공은, 바람과 중력으로부터 심한 영향을 받아 포수조차 제대로 받아내기 힘듭니다. 디키는 인생의 마지막 승부로 삼은 너클볼을 완성하기 위해 7년을 노력하여 2012년에 20승, 방어율 2.73 삼진 230개를 기록하며 최고의 투수상인 <사이영상>을 수상했습니다. 빠름이 아닌 느림으로써 예상치 못한 변수인 인대 없는 팔이라는 약점을 이겨낸 디키는 어려운 순간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잡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위기를 믿음과 도전으로 돌파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세워놓은 계획을 만나고 신뢰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삶의 매 순간을 집중하고 있다. 너클볼에 대한 기회가 주어졌고, 나는 18.44m(투수와 포수 사이의 거리)에서 허락된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있다.”

 


육군 훈련소의 나를 돌아보다
R.A 디키의 인생을 보면서 군 선교 현장인 육군훈련소에 있는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육군훈련소는 군인화 과정을 통해 매년 12만 명의 장병들을 전·후방 각지로 배출하는 매우 중요한 교육기관입니다. 육군훈련소 하면 ‘실로암’, ‘뜨거운 예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청년이 참여하는 예배’ 등이 상징으로 떠오릅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전입했던 저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1년 반이나 지속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육군훈련소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장병들이 입영과 동시에 PCR 검사를 받고 2주간 격리를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 예배 횟수가 10회에서 3회로 제한되었습니다. 방역지침에 따른 거리두기 적용으로 좌석 수 대비 20%의 예배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외부 민간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출입금지가 내려졌습니다. 지금은 무종교와의 싸움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군내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었고, 복무 여건 개선으로 주말 충성마트(PX) 사용이 가능해졌으며, 더 나아가 훈련병 핸드폰 소지에 대한 검토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은 위기입니다.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왔던 자유로운 환경이 물리적으로 제한받는 유일한 공간이 군대입니다. 환경의 변화는 사람들이 당연시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심리적 위축,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는 한 번쯤은 종교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유일한 공간이자 진입장벽이 낮은 기회의 장소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다
육군훈련소는 계속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MZ세대의 특징 및 행군, 화생방, 각개전투, 구급법, 사격 등 훈련에 맞춘 설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훈련병 세례식을 리뉴얼하고, 군 선교사 파송 스토리를 포함해서 전도 집회의 최적화된 환경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MZ세대 맞추어 선물을 10년 만에 변경했고, 물리적 예배가 불가능한 현실을 고려해서 인성교육 시간에 종교소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훈련병들을 인솔하는 분대장들을 위한 쉼과 회복이 있는 환경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흘러가던 모든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어떻게 하면 훈련병들을 교회에 오게 할지, 은혜 받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불편함과 궂은일에 헌신하는 그곳에서 영혼의 회복을 보게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육군훈련소 연무대 군인교회는 교회를 찾는 훈련병들이 청년 선교의 최종 보루라고 생각하고 사역에 임하고 있습니다. 군 생활의 첫 시작은 광야입니다. 광야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이 사역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사역입니다.


야구선수 R.A. 디키는 자신에게 닥친 예상치 못한 위기와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넘어서서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난 18.44m에서 허락된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있다.” 저도 바꾸어 말해보고 싶습니다. “난 군선교의 전초기지에서 허락된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있다.”

 

 

 

 

 

박주현 군종목사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교회
육군 군종 75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