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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12,000km

작성일 : 2021-07-30 08:18

 

저는 1984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5살에 탈북해서 한국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1999년 8월 대한민국에 입국, 정착한 지 22년 된 탈북자유인입니다.


2001년부터 영락교회 자유인 성경공부반에 출석하면서 신앙양육을 받으며 성장한 영락의 아들입니다. 교회에서는 북한선교부를 섬기고, 사회에서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자유인들의 한국 사회 정착을 돕는 일을 하고 있으며, 가정에서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저와 우리 가족의 12,000km에 이르는 탈북과정에 동행해 주시고, 북한선교의 소명을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인도하신 것처럼 북한 땅에서 인도하심
대한민국에 친인척이 있으며 일본에서 입국한 우리 가정은 북한에서 적대 계층이라는 사회적 신분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은 북한 체제를 회의적으로 발언했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끌려가 죽임당하고 시신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23년 전,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 우리 가족이 처한 어려움은 식량난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심히 텃밭도 일구고, 가축도 잘 키웠지만, 이웃들의 도둑질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안전부에 신고했어도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북한 땅에서의 삶은 희망이 없는 노예와 같은 삶이었습니다.


암담한 현실 중에 중국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가 살던 황해도 지방의 특성상 사기꾼의 거짓 정보에 가까웠으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믿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탈북 루트였던 함경도 온성까지는 북한의 최남단에서 최북단에 해당할 만큼 긴 거리였고, 당시 북한의 교통이 마비되었던 시기이었기에 20일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습니다. 치안 당국에 체포되어 감금되기도 했고, 파라티부스라는 전염병과 굶주림 등 죽음을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기적 같은 일들을 체험하며 탈북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탈북과정을 뒤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불기둥과 구름기둥, 만나와 메추라기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땅에서 인도해 내시듯 우리 가족의 탈북 여정에 동행해 주시며 생명을 지켜주셨습니다.

 


중국에서 우리 가족을 만나주시고 한국으로 인도하심
중국으로 탈북을 성공한 후, 다행히 중국과 한국의 친인척을 찾을 수 있었고, 친인척의 보호 아래 허베이성(河北省)의 시골 마을에 정착했습니다. 정착 1년 만에 중국 공안당국에 발각되어 북송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조사를 마친 다음날 아침에 북송을 위해 데리러 온다는 말에, 1년 동안 꾸려왔던 삶의 터전을 모두 버려두고 야반도주를 감행했습니다. 오직 달빛에 의존해 정처없이 산과 들로 도망치며 탈북민으로 처한 현실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중국의 친척도 공안당국의 제재가 두려워 우리 가족을 보호해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쫓기는 우리의 삶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우리 가족의 손을 잡아준 그리스도인이 있었습니다. 동네에 살던 집사님이 은신처를 마련해 주고, 질병이 생겼을 때는 치료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선교사님을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습니다. 집사님의 보호 덕분에 북송 위기라는 극한 상황에서 벗어났고,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온 가족이 대한민국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피난처 되신 하나님의 동행하심으로 구원을 얻게 된 것입니다.

 


소명으로 불러주시고, 복음통일의 사명자로 인도하심
한국 정착 초기, 저는 문화의 이질성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과 좌절감에 빠져 살았습니다. 2001년 겨울 17살인 저는 한 선교사님의 죽음 앞에서 회심했습니다. 저의 생명과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에서 시작된 것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영락의 성도님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좌우로 넘어지고, 쓰러져 죄 가운데 있는 저를 붙들어 주시며 구원해 주셔서 주의사명 가운데로 인도하셨습니다.


3대 세습 독재국가에서 철부지로 살았던 소년은 12,000 km에 달하는 탈북과정을 통해 천국, 십자가, 구원, 자유, 행복을 체험하며, 태어나고 자란 북한 땅과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복음통일을 꿈꾸는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구원과 동행하시는 은총은 저뿐만 아니라 우리 자유인들에게도 역사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구원을 완성하시기 위해 오늘 우리 성도님들과 자유인들을 부르시고 인도하고 계십니다.


저의 짧은 인생 가운데 동행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 이 글은 필자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