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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 쉼으로의 초대

작성일 : 2021-06-30 10:49 수정일 : 2021-06-30 11:08

 

여름, 쉼과 휴식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날마다 일터에 매여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은 물론, 고된 학업에 매여 몸과 마음이 지친 학생에게, 또 그들의 가족에게 여름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두 달 동안의 쉼을 통해 회복을 누릴 수 있는 천금과 같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주로 7, 8월에 휴가를 떠나다 보니,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숙소와 교통편 등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정말 잘 쉬기 위해서는 ‘쉼’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공부도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휴가를 준비하며, 또는 휴가나 방학 동안 읽을 만한 쉼에 대한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르바 던(Marva J. Dawn)이 쓴 『안식』입니다.


이 책은 1989년에 미국 어드만(Eerdmans) 출판사에서 ‘Keeping the Sabbath Wholly(안식일을 온전하게 지키기)’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판되었고, 한국에서는 2001년에 IVP를 통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지금은 국내 서점에서도 안식과 관련한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책이 처음에 한국에 소개되던 20년 전만 해도 이러한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 서점 매대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하고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처럼 오래전 책을 다시 소개하게 된 계기가 몇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 책이 작년 8월에 새로운 디자인과 판형으로 재조판 되어 출간되었고, 또 저자 마르바 던이 지난 4월 18일에 별세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진 신학자이자 작가인 그녀의 책은 국내에도 『안식』을 필두로 여러 권 번역되었습니다. 던은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리젠트 신학교(Regent College)에서 영성 신학을 가르쳤고, 수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강연했습니다. 이러한 경력 외에도 그녀를 특별하게 만드는 점은 평생 장애와 각종 질병을 안고 산 연약한 여성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그녀가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안식일 지키기’였음이 분명합니다.


『안식』에는 영성훈련으로서의 ‘안식일 지키기’에 대한 현대적인 통찰이 담긴 이론만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실제적인 경험이 담겼습니다. 개신교인 던은 유대인들의 전통에서 배운 안식일 지키기를 자신의 전통과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왔는지 구체적으로 나누고, 독자들에게도 자신의 환경과 상황에 맞게 실천하라고 부드럽지만 자신감 있게 권면합니다.


저자는 안식일 지키기에 대해 결코 율법주의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유대인들처럼 토요일이든, 그리스도인들처럼 주일이든, 또는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주중의 하루이든 간에 일주일 중 하루를 거룩하게 구별하여 안식일로 온전히 지키기를 초대합니다. 그녀는 ‘엿새 일하고 하루 쉬기’는 하나님께서 몸소 실천하시고, 또 우리 내면 깊이 새겨 놓으신 리듬이라고 소개합니다. 리듬을 따라 살면 하나님과의 사귐이 더욱 깊어질 것이며, “우리가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우리를 지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4부로 구성된 이책은 각각 ‘그침’, ‘쉼’, ‘받아들임’, ‘향연’이라는 제목으로 구분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안식일 지키기의 네 측면, 또는 안식일을 지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네 묶음의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부는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 일주일에 한 부, 그리고 한 달에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며칠 만에도 독파할 수 있겠지만, 규칙적으로 천천히 읽는 것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머리로만 아니라 몸으로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혼자 읽기보다 가족이나 소그룹이 함께 읽고 주일마다 나눈다면 안식일 지키기를 통해서 가족과 공동체가 하나로 묶이고, 나눔을 통한 유익이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비록 이 책은 휴가나 방학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매주의 안식일을 온전히 지킨다면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휴가나 방학을 훨씬 더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권혁일 목사
관악·동작·금천교구
영락수련원, 영락기도대
갈릴리찬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