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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북한인권 문제와 기독인의 역할

작성일 : 2021-06-02 09:01 수정일 : 2021-06-02 09:20

1. 세계 최악의 북한인권
오늘날 북한인권 실상은 ‘세계 최악 중의 최악’이다.


2005년 12월 이래 작년까지 매년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 결의가 채택되어 온 것이 이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거대한 감옥’ 안에서 마음대로 말하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가지도 못한다. 적법절차가 무시당한 채 강제로 끌려가며, 억울하게 매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기도 한다. 주민들은 항시 이중삼중의 감시체제에 놓여 있다.


일반 주민은 해외여행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식량 부족과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을 위한 탈출마저 ‘조국반역행위’ 내지 ‘비법월경죄’로 간주하여 처벌한다. 곧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중형에 처한다. 죽음을 무릅쓰지 않으면 감히 ‘도망칠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범수용소는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의 종합 세트장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자의적 구금, 공개처형, 탈북민 강제송환, 양심·표현·종교의 자유침해 등은 금일의 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을 말해주는 대표적 징표들이다.

 


2. 유엔의 입장과 대응
유엔은 북한인권 상황을 ‘인류보편 가치(universal value)’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즉, 국경・인종・체제・이념을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 가치요 권리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이런 태도는 유엔 헌장・세계 인권선언・자유권규약(국제인권 B규약)의 요청에 부합한다. 나아가 유엔은 작금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의 ‘보호책임(Responsibility to Protect: R2P)’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COI 보고서)」에 명시되어있다.


북한은 유엔의 이 같은 접근에 대해 인권의 부당한 ‘정치화’이자 불법적인 ‘내정간섭’이라고 강변하며, 단호히 배척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그러나 유엔체제 하에서 인권문제는 ‘국내문제’가 아닌 ‘국제문제’로 간주한다. 북한의 주장은 국제연맹 시대에나 통했을 시대착오적 논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에서 총회는 16년째 연속해서 북한인권 결의를 채택하여 강력한 우려 표명과 함께 근본적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체제 내에서 인권전담기구로 활동하는 인권이사회(인권위원회의 후신)는 2014년 3월에 열린 제25차 정기회의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핵심 가해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사법절차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권고에 따라 2014년부터 총회는 북한인권 결의를 통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해 왔고, 안보리는 총회 권고에 따라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여에 걸쳐 이 사안을 심의하기도 했다. 유엔인권 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위 인권이사회 결의에 근거해 핵심가해자의 책임규명 노력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2015년 6월 「유엔서울인권사무소」를 설치·운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책임규명과 관련해 2016년 9월, 2명의 독립전문가를 임명한 바 있다.


한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10일 제46차 인권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북한인권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한편, 보고서 말미에서 ‘북한인권재단’ 정상화를 비롯한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시행 등 8가지 사항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3. 기독인의 균형 잡힌 대북 자세
그간 우리 사회에서 인도적 지원은 허용하지만, 인권 거론은 북한을 자극할 뿐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고가 확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옳지 않다. 인도적 지원이란 ‘명분’ 하에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모두 인도적 지원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북 지원은 취약계층의 식량권・피복권(被服權)・건강권・의료권 등 인권 개선에 이바지할 때, 곧 인도적 ‘결과’ 도출 내지 ‘목적’ 달성을 이룩할 때만이 인도적으로 지원된다. 이 같은 지원이 군량미로 전용되거나 북한 지배계층에만 제공되는 경우, 군사적 지원이나 체제안정으로 지원될 뿐이다. 그래서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는 분배 모니터링을 통한 투명성 확보 및 군사적 전용 방지가 요구된다.

 

인권개선 노력은 북한 주민들이 타율적으로 상실한 ‘인간성 회복’ 지원 활동으로서 ‘인도주의의 발로’라 할 수 있다. 북한 정권은 이런 노력을 혐오할지 모르나 북한 주민이 반대할 리 만무하다. 결국 인권증진 역시 인도적 지원처럼 북한 주민을 시야에 넣는 ‘민족자애적’ 행동인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원칙 있는 인도지원과 인권개선을 ‘통합적 시각’에서 이해하고 병행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것이야말로 성경 말씀처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태도’이자 균형 잡힌 대북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센은 인권을 보장하는 나라, 개혁·개방을 하는 나라치고 주민들이 굶어 죽는 일은 없다고 갈파한 바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는 민생을 우선하여 돌보는 법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권을 유지할 수 없는 까닭이다. 한편 중·대만 사례에서 보듯 교류협력은 평화의 필요조건일 뿐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며, 킨타나 유엔 특별보고관의 지적처럼 인권이 숨 쉬지 않는 평화는 지속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요컨대, 세계 최악의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대북인도적 지원만 강조하거나 교류협력을 위한다고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희생해선 안 된다. 기독인들이 올바른 대북관・인권관・평화관・통일관 등을 갖는 것이 절실하다.

 


4.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지금 북한 주민은 3대 부자세습체제 아래서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애굽 왕 바로의 압제 아래 종살이하며 탄압받는 이스라엘 백성과 비슷하다. 이들을 구출해 해방의 기쁨을 돌려주는 것이 이 시대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인권침해의 근본 원인은 주체사상・수령독재・부자세습체제에 있다. 즉 반기독교 사상・개인 우상・인본주의 등 반인권 정치시스템이다. 이점에서 북한인권은 ‘영적 문제’로 치환된다. 그렇기에 기독인은 북한동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품고 무엇보다 수령독재 종식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방법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동포애)’의 표현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북한인권 기도운동・북한 인권교육 프로그램 운영・세미나 개최 및 캠페인 전개・탈북민 정착지원과 자매결연・순수 인도주의 지원・북한주민의 정보 접근권(알권리) 개선지원・북한인권단체 및 현장 활동가 후원・국내외 한인교회 네트워킹 등을 들 수 있다.


인권은 ‘거론’할 때 ‘개선’이 있지만, 침묵하면 진전이 없는 법이다. 또한 관심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 이 같은 명제는 북한 인권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간 한국 교회는 극소수 기독교 NGO를 제외하면 북한인권 문제에 소극적이었다. 이제는 북한인권의 무관심에서 깨어나 빛을 발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제성호 교수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충신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