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선교/봉사

HOME > 선교/봉사

「202106」 군선교 현장의 변화와 희망

작성일 : 2021-06-01 16:43 수정일 : 2021-06-01 16:58

얼마 전 국민일보에서 시 한편을 보았다.

 


포스트 코로나1

나태주

세상이 많이
헐거워졌다
쓸쓸해지고
많이 늙었다


거리가 훨씬 느슨해지고
잡초가 무성해졌다
바람이 더 많은 하늘을 차지하고
구름이 많아졌다


가까운 사람 멀어지고
먼 사람은 더욱 멀어진 날들


잘 있겠지 그래 잘 있을 거야
만나서 밥이라도 한번
나누면 좋으련만


허!
어머니도 그 나라에서
편히 계시겠지요?

 


코로나19로 인해 하나님과 가까웠던 사람들은 멀어지고, 멀었던 사람들은 더욱 멀어진 것 같은 현실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 공감되었다.


군선교 현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장병들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멀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불러온 변화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장병들은 게임과 유튜브, 넷플릭스 시청을 즐기며 주일에도 생활관에서 각자의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세계로 들어간다.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도 무너지고 있다. 선·후임 간 대화는 사라지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의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군 장병의 자살사고 비율이 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 초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군대에도 비대면 문화가 시작되었다. 대다수의 많은 회의는 온라인 회의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 상급부대는 소집회의 및 교육을 자제하고 있고, 교육부대의 많은 교육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소그룹 교육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 장병은 부대 내에서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장병들의 점심시간도 부대마다 시간을 달리해 장병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이상으로 격상되었을 때는 많은 부대가 부대 내 모든 종교 활동을 금지하고 장기간 온라인으로 종교행사를 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8월 26일 한국군종목사단은 ㈜지엔컴리서치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군인교회 교인의 신앙 의식과 생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의 군인교회 출석 교인(군종목사, 민간인 교역자, 장병, 군인가족, 군무원 등) 약 2,500명을 표본 추출해 8월 3일부터 11일까지 실시했다. 조사 결과, 온라인 예배는 여성과 군인 가족이 가장 많이 참여했으며 병사들의 참여 비율은 5.1%로 가장 낮았다. 아예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는 경우 역시 병사들이 14.4%로 가장 높았다. ‘주일성수를 반드시 교회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이 35.5%, ‘온라인 예배로도 할 수 있다’라는 의견이 56.5%로 온라인 예배의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코로나19 동안 신앙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성도 간의 교제와 돌봄’(간부/군무원), ‘개인적 신앙 성숙’(병사)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교회에서 중점적으로 가장 강화해야 할 것으로 20대와 병사들은 ‘교회 밖에서 기독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교육’을 꼽았다. 이에 비해 장년층은 ‘교회 공동체성 강화’를 더 많이 응답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군대문화뿐만이 아니라 군대 선교 현장은 그 자체가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음 세대 장병들의 선교를 위해 고민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 장병들의 신앙생활 비율의 급속한 감소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배의 증가,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과 인구감소로 인한 부대 감축 등이 주원인이다. 군선교연합회의 통계에 따르면 장병들의 진중세례식 세례 인원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2000년 18만 7,156명에서 2018년 13만 1,764명으로 줄었다. 둘째, 군선교를 통해 어떤 기독교인을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본질적 문제다. 과거 군선교가 잘되었을 때는 일반적으로 진중세례식을 많이 수행했으며, 군부대를 방문한 민간교회가 간식을 제공하면서 찬양위문예배를 드리고 설교자가 복음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처럼 가시적 성과에 집중하는 군선교는 기독교의 정체성 상실과 기독교의 거룩성을 지속해서 격하시키고 있다. 세례를 받는 것이 곧 기독교 신자라는 ‘공식’을 만들어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간과하게 되는 분위기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군선교 전략을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군선교의 모체가 되는 한국교회와 군인교회가 부대 상황과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선교전략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본질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다. 신약학자 김세윤 교수는 ‘한국교회 개혁의 길을 묻다’에서 군인교회는 물론 한국교회의 문제의 근원을 신학적 빈곤이라고 말했다. 신학적 빈곤은 복음의 부분적 이해·오해·왜곡에서 나타난다. 예수 복음의 열쇠인 하나님 나라를 죽어서나 가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 땅에서의 현재적 의미를 묵과해 버린 것이다. 대다수 군인교회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 나라를 불교적 의미의 내세처럼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을 플라톤적 이원론으로 보면서 구원을 우리의 영혼이 내세에서 영생을 얻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므로 예수와 함께 이미 이 땅에 오고 지금 성령의 힘으로 그가 행사하는 주권으로 표현되는 하나님의 구원 통치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다. 그리스도인들이 이중사랑 계명의 요구(하나님과 네 이웃을 사랑하라_마태복음 22:37,39)를 받아들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하면서 자유·정의·평화 등의 형태로 하나님 나라의 구원을 실현하는 사명을 가졌다는 이해는 더더욱 전무하다.


그 결과, 성서에 대한 신학적 사고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왜곡된 복음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윤리를 등한시하게 되었다. 왜곡된 복음이 군인교회의 신학적 빈곤이 가져온 가장 심각한 현상이라면, 그것이 초래한 윤리 부재는 신학적 빈곤의 열매이다. 즉 그리스도인 장병들이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어 생활관에서 사랑을 베풀며 차별을 막고 공의를 추구하고 화평을 도모하는 믿음 생활을 등한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앙생활의 최종 목표가 주일성수, 헌금하기, 전도하기, 술·담배 하지 않기, 불상에 절하지 않기로 끝나는 것이다. 군대와 사회에 자유·정의·화평·회복 등 하나님 나라의 구원의 현재적 실재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군인교회의 신학적 빈곤은 선교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초래했다. 많은 군인교회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 명령을 이전 종교를 버리고 영접기도와 사영리를 고백하면서 영혼의 구원을 얻도록 하는 것으로만 이해한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도록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해,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실현하고 확대하는 일을 하게 하는 성서적 선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심지어 군인교회가 자유·정의·평화·환경과 문화적 회복 등을 도모하는 일을 배격하기도 한다. 이렇게 선교를 편협하게 이해하는 한 예수께서 교회에 당부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 선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러기에 하나님 나라의 샬롬(구원)은 실재화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군인교회가 나아갈 길은 무엇일까. 장병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신학교육을 지속해서 실시하고 군선교 지도자는 군대 내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신도 신학교육 등 양육을 통해 그들이 하나님 통치를 경험하고 성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얼마 전 수요성경공부 후에 한 이등병 형제가 “마태복음 10장 16절의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에서 뱀같이 지혜롭다는 것이 성서신학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라고 질문했다. 이러한 질문은 필자가 약 15년 군생활 중에 누구에게도 듣지 못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참으로 놀라면서도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을 실천하는 자녀를 양육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세대가 희망이다. 스스로 성경을 읽고 올바로 해석할 수 있는 군 장병들이 한명이라도 더욱 늘어나기를…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장병들이 군대에도 충만하기를… 하나님 아버지께 간구한다.

 

 

 

 

 

 


유경수 군종목사
육군소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