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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고통받는 M국, 주님만이 유일한 소망

작성일 : 2021-06-01 16:07

 

지난 2월 1일 새벽 아내가 아직 잠자리에 있는 저를 급히 깨웠습니다. 순간 뭔가 큰일이 터졌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군부는 작년 치른 총선에 불만을 제기하며 최근 들어 총선 무효를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 1월에는 군부가 불법 선거를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소문이 M국 전역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1월 말 군부는 기자 회견을 열어 정부 여당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1월 31일이 주일이었기 때문에 교회 청년들과 비대면 모임을 했는데, 많은 청년이 쿠데타를 우려했습니다. 청년 한 명 한 명을 위로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였건만 군부는 M국 국민의 희망을 저버린 채 쿠데타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쿠데타가 일어난 첫 주간은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기 때문에 큰 동요는 없는 듯했습니다. 쿠데타가 일어난 첫 주말 M국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지만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교회 청년들도, 현지사역자들도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선교사이자 외국인으로 타국 정치 문제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M국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함께 하고자 저도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M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소위 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Z세대는 199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인터넷에 익숙하고 스마트폰, 소셜미디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입니다. M국 젊은 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군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시위에 많이 참여하다 보니 청년사역을 주된 사역으로 하는 저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청년들에게 전화하며 시위에 참여하더라도 조심하라고 당부를 거듭했습니다.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는 와중에도 M국 상황은 연일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수도 네피도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10대 여학생이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일을 계기로 시위가 과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3월 들어 군경은 시위대를 무력으로 해산시키기 시작하면서 시위대를 향한 조준 사격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매일 사망자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야간에는 시위에 참여하는 공무원, 의사, 학생을 체포하기 위해 인터넷과 전기를 차단했습니다. 군부는 민심을 수습한다는 미명으로 범죄자를 사면하여 마을마다 방화, 약탈을 사주하고 M국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었습니다. 군경의 총격을 막기 위한 엄폐물을 설치한 도로 곳곳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하루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아내와 집을 나섰습니다. 3분 정도 운전하여 큰길로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이 손을 흔들고 소리 지르며 쏟아져 나왔습니다. 빨리 돌아가라고, 이 길로 가면 안 된다며 길을 막아섰습니다. 멀리서 총성과 고함이 들렸습니다. 급히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그날 저녁 뉴스를 통해 그 거리에서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거나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M국 전역에서만 85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3월 26일 대사관에서 마련한 임시 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올해 초 아내 건강에 문제가 있어 한국을 잠시 방문할지 고민했지만, 코로나 이후 M국 재입국이 용이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던 중이었는데, 교단 선교회의 철수 권고를 받고 힘들게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2년 2개월 만의 한국 방문입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설레고 기쁜 고국 방문길이었겠지만, M국을 떠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제자들과 사역자에게 곧 돌아오겠다며 다짐하는 중 죄책감과 무력감이 몰려왔습니다. M국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눈물이 납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하나님께서 잠언 말씀을 기억나게 하셨습니다.


악인은 그의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의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잠언 14:32)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의인은 소망을 발견합니다. M국 젊은이들이 죽음에 내몰리는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M국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이 땅을 위한 기도가 있기에 여전히 M국에는 소망이 있습니다. 태초에 땅이 공허하고 흑암이 깊음 위에 있던 때에도 운행하셨던 하나님의 영은 M국에 여전히 운행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영락 성도 여러분, M국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M국은 안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M국는 깊은 어둠이 내려앉은,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상처 받은 M국 국민이 밤새 두려움에 떨면서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리고 있습니다. 소망의 하나님께서 이 땅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기를 위해, 이 땅에 소망이 식지 않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선교지를 지키고 있는 선교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M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40% 정도가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의 안전과 사역을 지켜 주시고 담대함으로 이 시기를 견딜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M국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M국에 쿠데타가 있을 때마다 M국 교회는 국민 편에 서기보다 안전을 위해 군부를 자극하지 않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M국 최대 교단인 침례교단뿐만 아니라 장로교단도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대 편에 섰습니다. M국 교회가 이 기회를 통해 고통 받는 M국 국민을 위로하고, 사랑으로 섬기며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도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저의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내의 건강과 아이들의 한국 적응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하루빨리 M국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한국 교회가 M국과 세계 선교를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게 하는 일에 저희 가정을 사용해 주시도록 성도님들의 간절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황○○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