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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은혜 아니었으면 회사 못 다녔을 것

작성일 : 2021-06-01 15:41

어느 여름, LG사이언스홀 주최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초·중학생 대상으로 하드웨어 연구원에 대해 강의했다.


아이들에게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회사 내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15년간 LG전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무엇을 느끼고 경험했는지,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생각해 보았다.


놀랍게도 정말 하나님 은혜 아니었으면 직장생활을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그날의 강의내용을 발전시켜, 하나님을 의지하며 직장생활하는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강의내용으로 정리하여 『은혜랑 회사 다니기』를 출판했다.

 


『은혜랑 회사 다니기』에는 직장생활 중에 주님께서 함께해주신 많은 경험담이 들어있다. 먼저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망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싶다. 당시에는 모든 PC에 들어가는 ODD(Optical Disc Drive)인 CD/DVD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하드디스크가 발전하면서 우리 회사는 해당 사업을 접게 되었다. 연구소는 해체되고 새로운 과제를 찾아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짜냈다. 하지만 ODD처럼 월 200만 대씩 대량생산하는 제품을 대체할 아이디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른 연구소로 뿔뿔이 흩어졌고, 생소한 새로운 일들을 하게 되었다. 직장인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과 역시 대부분 바닥을 찍는 상황에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회로를 설계하는 HW 엔지니어한테 SW 코드를 짜는 업무를 주는데, 안 받을 수 없으니 그대로 받기도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제출하라고 하니 답답할 수밖에. 이럴 때는 하나님밖에 의지할 곳이 없었다.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기도하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존 조직은 해체된 후의 새로운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평안한 마음으로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주님이 함께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그때의 새 조직도 지금은 해체되어 새로운 업무를 찾고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통해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경험한 나는 평안한 마음으로 주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보며 과제를 계획할 수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신우회 활동이다. 신우회는 회사 내 하나님 믿는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드리는 모임이다. 직장생활 중, 내게 힘이 되어준 신우회! 회사에서 기도하고 찬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나에게는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동역자들이 있었다. 내가 속해 있는 LG전자 <마곡 신우회>는 정기 모임으로 화요일 점심예배와 목요일 아침 기도모임이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바쁘게 직장 다니면서 그런 모임에 참석할 여유가 있냐고. 그때 나는 말한다. 신우회 모임이야말로 내가 평안한 마음으로 회사 다닐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신우회 활동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단순하게 생각했다. 회사 내 많은 동아리 활동들이 있는데 종교모임 좀 하면 안 되는 것인가? 신우회 활동을 하면서 동료들과 부활절 달걀도 돌리고, 봉사활동도 다니고, 또 선교사님을 초빙해서 간증도 들었다. 한 선교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선교사들이 세상 곳곳을 다니며 말씀을 전하지만 갈 수 없는 곳이 있어요. 그곳은 바로 회사예요. 여기서는 여러분들이 선교사가 되어 말씀을 전해야 해요.” 이 말을 듣고 나니 뭔가 마음이 살짝 뜨거워지면서 반성도 되었다. 우리 신우회 동역자들은 회사 이름을 LG라 쓰고 ‘Land of God’이라 부른다. 전도는 쉽지 않지만, 선한 모습으로 주변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은혜랑 회사 다니기』가 가능한 것은 하나님의 역사하심 덕분이다. 나는 LG전자 내 동아리인 친환경 적정기술 연구회 모임에도 참여한다. 적정기술이란 최신의 최고급 기술이 아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상황에 맞는 적정한 기술을 뜻한다. 그동안 10%의 잘사는 사람들을 위해 90%의 연구원들이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90%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10%의 연구원들이 그 상황에 맞는 적정한 기술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이 모임 멤버 대부분이 크리스천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 3:5~6)


한 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이 시대에 고과에서 최하위 등급인 D를 받고도 하나님 은혜로 즐겁게 직장생활하는 나만의 스토리를 크리스천 청년들과 공유해보고 싶다. 나는 믿는다. 직장생활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내 직속 임원도 아니고, 내 능력도 아닌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것을.

 

 

 

 

 


박세환 집사
인천교구
부부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