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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프로젝트 솔저: 한국전쟁 용사들을 찾아

작성일 : 2021-06-01 09:47

 

3월 13일부터 4월 25일까지 롯데월드 에비뉴엘 아트홀에서는 라미 현(RAM Hyun)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예술아카데미대학교(AAU)에서 사진을 전공한 라미작가는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한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참전용사들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전쟁의 상흔을 넘어선 그들의 신념과 자부심을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 미국, 터키,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프레임에 담아낸 그를 서면 인터뷰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에서 시작했나요?
2016년 대한민국 육군의 군복전시회에서 사진을 관람하던 한 노병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그 분께 다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신지요?”라고 물어봤습니다. “네, 나는 미국 해병대 한국전 참전용사 살 살라토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그의 눈에서 빛이 났습니다. 참전용사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눈빛이었습니다. 수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해 오면서도 그런 눈빛을 가진 사람과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그의 눈에서 봤던 자부심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눈빛을 사진으로 더 담고 싶었고, 그들을 만나서 직접 물어보고 싶어 전 세계의 참전용사를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습니까?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참전용사 초청사업을 하는 곳에 연락했더니 “참전용사 사진을 어디 갖다 팔아먹을 건가요?” “당신이 뭔데 참전용사 사진을 찍겠다고 하는 거죠?”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그런 수모를 겪으면서도 마침내 한국에 찾아온 13개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찍을 기회를 만나서 카메라 뷰파인더로 그들의 강렬한 눈빛과 자부심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거야!”

 


첫 번째 프로젝트의 현장은 어떠했는지요?
AAU 학교 스승인 데이비드 와서먼(Wasserman)의 “사진은 무언가를 찍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진정한 사진은 현시대의 것을 기록해서 다음 세대에 남길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말씀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주한 영국대사관 무관부에서 참전용사 앨런 가이(Guy)를 소개받고 그를 만나러 영국으로 갔습니다. “전쟁의 기억이 떠올라 싫어하진 않을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걱정했는데, “우리 집 찾는데 어렵진 않았어요? 어서 들어와요!” 하며 웃으며 맞아주었습니다. 30분을 약속한 촬영시간이 4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분이 겪은 생생한 전쟁 이야기는 교과서로 배운 한국전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우리가 기록하지 못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역사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찍어 주었나요?
국군 및 13개국 참전용사 1,400명 정도를 만났습니다. 영국과 미국은 40여 차례 찾아갔고 다른 나라 참전용사들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촬영했습니다. 2023년까지 참전 및 지원국 22개국을 다 방문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SNS를 통한 지인 및 참전용사 가족 등을 통해 연락하면서, 참전용사를 찾았으나 지금은 참전협회, 관계기관, 참전용사 가족분들이 방송과 기사를 보시고 촬영 요청을 많이 해 주십니다.

 


참전용사를 만날 때 분위기는 어땠는지?
스튜디오의 하얀 배경 속으로 참전용사가 들어올 때, 그들은 누구의 아버지, 회사의 사장, 무슨 전문가가 아니라 오로지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그 자리에 섭니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그분들을 보면 그들의 눈동자에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보입니다. “내가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다는 것 하나만 기억해 줘요!”

 


비용이 많이 들텐데요
언제나 마지막 한 번만 더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와주는 분들이 나타나거나, 제 사진을 사주시는 분이 나타납니다. 그것도 안 될 때는 장비를 팔아 여비를 만들었습니다. 영국의 버지니아 워터브랜치에서 15명의 참전용사를 촬영했습니다. 그분들을 섬기기 위해 빚을 내서 간신히 다녀왔는데, 액자 비용까지 감당하기엔 큰 부담이 됐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도우심으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Project Soldier(프로젝트 솔져)를 처음 시작하게 했던 육군 1사단 성우경 원사가 생각납니다. 28년 군 생활은 국가에 대해서 부끄럼이 없으나, 한 가정의 아버지 혹은 남편으로 부끄럽다고 하셨습니다.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려고 할 때마다 언제나 부대 일이 먼저였던 그분의 소원은 30년 만기 전역해서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일을 계속할 것인가?
2023년 한국전쟁 정전 70주년까지 참전 및 지원 22개국에 모두 찾아가서 그분들을 기록할 예정입니다. 그 후에는 주한 미군으로 작업을 확대해서 다음 세대를 위한 프로젝트 쏠저 전시 및 교육 사업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취재 유혜정 편집위원
사진제공 라미 현(RAM 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