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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불타버린 교회에 부어주신 큰 사랑

작성일 : 2021-06-01 09:33

 

2021년 1월 11일 월요일 밤 11시. 고단했던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랜 고향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듣기도 전에, 전화 온 시간과 전화기에 표시된 이름만으로도 큰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와 전해주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준아! 지금 지역 온라인 SNS에 소식이 올라왔는데, 너희 아버지 목회하시는 교회에 큰 화재가 났대. 너 알고 있어? 부모님은 괜찮으신 거야?”


부모님에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기에 부모님의 안전부터 확인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급하게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본능적으로 화재 현장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갈아입고 경기도 연천군 전곡중앙교회로 향했습니다.


출발하고 10분쯤 지났을 때, 전화가 왔습니다. 부모님이었습니다. 교회에 큰 화재가 발생했고, 교회 옆 사택에 거주하시던 부모님은 무사히 대피했으나 교회는 전소될 위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안전하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전소 위기라는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새벽 1시쯤 현장에 도착해보니 현장은 참혹했습니다. 거센 불은 교회 외부뿐 아니라 내부도 모두 태우고 있었습니다. 유독가스와 연기로 숨을 쉬기 어려웠습니다. 화재진압을 위해 분사된 물은 추운날씨로 인해 지면에 얼어붙었고, 빙판길을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거세게 타오르던 불은 새벽 3시 30분쯤 교회를 전소시킨 후에야 진압되었습니다.


화재 현장 한쪽 구석에서 부모님과 함께 현장을 바라보는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장 컸지만, 교회는 제가 어린 시절부터 삶의 대부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이 깃든 장소였기에 마치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만 같은 상실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더군다나 그곳은 제 개인의 추억만 간직한 장소가 아니라, 저를 포함한 수많은 성도님이 오랜 기간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께 예배드렸던 거룩한 예배 처소였습니다. 예배 처소를 잃은 슬픔은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모인 모든 성도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렇게 그 어느 때보다 길고 어두웠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꿈이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현장을 가득 채운 매캐한 화재 냄새와 뼈대만 남은 건물은 모든 것이 현실임을 일깨웠습니다. 현실은 참 막막했습니다. 경제적인 손실도 큰 어려움이었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모두의 마음에 드리운 절망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절망의 시간도 잠시,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은혜로 그 절망을 완전히 덮으셨습니다. 정말 많은 지인께서 화재 소식을 듣고 달려와 한마음으로 위로해주셨고, 전혀 관계가 없던 여러 교회의 성도님들도 소식을 듣고 찾아오셔서 함께 울어주시고 기도해주셨습니다.

 


교회, 아름다운 하나님의 공동체
그 가운데 영락교회에서 내밀어 주신 사랑의 손길은 저와 모 교회 모든 성도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11교구(노원) 성도님들께서 소식을 듣자마자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귀한 헌금을 전달해 주셨고, 섬기고 있는 고등부와 안수집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마음을 모아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 차원에서 긴급지원금으로 큰 힘을 더해 주셨고, 3월 7일 사순절 세번째 주일에 위임목사님의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설교 말씀을 듣고 수많은 성도님께서 ‘예수님을 위해 버리는’ 그 신앙의 고백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제야 신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배웠던 귀한 진리 한 가지가 머리로 이해되는 것을 넘어 마음으로 느껴졌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공동체이며, 이 고백 안에서 이 세상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는 모두 하나의 교회이다.’


사랑하는 영락 성도 여러분! 저에게 이 귀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영락교회는 지금까지 한국의 여러 교회와 세계의 여러 선교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섬겼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하나님께 큰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가 큰 어려움 가운데 처해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그 고백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품고 공교회성을 회복할 때, 그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 더 나아가 세계의 교회를 바라보며 기도해보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로 여러분의 삶을 채우시고 인도하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은혜를 누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백현준 전도사
노원교구
고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