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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 코로나19 시대 우리 아이 수학 실력 어찌할까?

작성일 : 2021-05-06 18:06 수정일 : 2021-05-06 18:27

 

[ 유대식 '하브루타' - 밥상머리로 불러오는 수학 ]

 

우리 중학생 61%가 수학이 재미없다고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는 요즘, 아이들 수학 공부를 어떻게 지도하고 계시는지요? 알다시피 4차 산업혁명의 IT와 AI의 기반은 수학이라는데…. 하나님께서 주신 우리 자녀를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면서도 자녀 양육에 있어서 수학 공부는 여전히 부모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9년 TIMSS(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에서 우리나라 중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세계 3위, 과학은 4위로 평가되었습니다. 2011년에 1위였던 수학이 3위로, 3위였던 과학이 4위로 밀렸습니다. 그런데 더 우려되는 것은 ‘수학을 싫어한다’라고 답변한 중학생이 61%, ‘가치 없다’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30%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39위로 세계 최하위의 불명예를 기록했지요. 2021년 대학입시 수학에서 <미분과 적분>이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 되어 공과대학에 진학할 인적자원까지 부족하다고 합니다. 대다수 학생이 <미분과 적분>을 어렵다고 생각하여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수학에 대한 가치관, 친근함, 흥미도, 자신감 등을 학술적 용어로 ‘효능감’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우리 자녀들의 낮아져 버린 수학적 효능감을 올리는 방안을 ‘하브루타(havruta)’라고 불리는 유대인들의 독특한 교육 방법에 착안해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서로의 통찰력을 공유하는 ‘하브루타’ 교육법
지구촌의 경제, IT, 학문, 예술, 문화를 주도하는 걸출한 인물 중에 유대인들이 유독 많다는 사실을 많은 분이 알고 계실 겁니다. 지난 1901년부터 2018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중에 유대인이 무려 200명(전체 수상자의 22%)이나 된다고 합니다. 지구상의 인구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이처럼 탁월한 인물을 배출한 이유는 그들만의 독특한 공부 방법에 있습니다.


유대인은 만 3살부터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시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토라>는 구약의 모세 5경이고, <탈무드>는 유대교의 율법과 지혜에 관해 구전되어온 것을 율법학자들이 해설을 붙여 집대성한 것입니다. 다른 민족에 비해 독특하면서도 방대한 분량의 교재지만, 핵심은 토론과 논쟁 중심의 공부법인 ‘하브루타’에 있습니다. 하브루타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또는 형제끼리 성경이나 탈무드를 주제로 토론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유대인에게 안식일(금요일 저녁~토요일 저녁)은 성경과 탈무드를 중심으로 토론하며 생활의 지혜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아빠는 교육의 리더로, 엄마는 넉넉하고 따스한 요리사의 역할을 하며 안식일 식사 시간을 ‘밥상머리 교육’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도 그룹 토론보다는 하브루타로 친구끼리 둘씩 짝을 지어 토론하는 것이 독특하지요. 이는 정답을 맞히기보다는 학습 과정에 목적을 두어 서로의 통찰력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대인의 교육 방법이 좋다고 해서 우리가 무작정 따라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하브루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부모와 함께 나누는 수학 이야기의 효과
미국의 어느 심리학자 연구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연구는 부모가 학창 시절 수학 성적이 좋고 안 좋고에 관계없이 오로지 자녀들과 수학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그룹과 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었답니다. 일정기간 실험한 후에 보니 아이들의 수학 성적에 차이가 났다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차를 탔을 때, 산책할 때, 식사할 때 자연스레 수학 관련 이야기를 한 것이 수학 공부에 동기부여가 되고 결과적으로 성적이 향상됐다는 결과가 나온 거지요. 말씀드렸던 하브루타 공부법과 유사점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호기심이 발동하시지요? 그러나 부모가 수학 문제를 함께 풀자고 했을 때 좋아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함께 일상 속에서 호감을 느끼고 대화를 했을 때 아이들의 무의식에 효능감이 서서히 자리 잡게 된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부모가 미처 알지 못했던 소소한 수학적 사실, 가령 A4 용지가 만들어진 수학적 이유, 1, 2, 3…9까지 9개 숫자로 100을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성경에 처음 나오는 파이(π)의 개념, 해바라기 꽃에서 발견하는 황금각, 스마트 폰의 숫자가 만드는 신기한 수의 향연, 사운드를 압축 전송할 때 사용하는 삼각함수 등을 부모가 먼저 흥미롭게 탐색하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이끌어간다면 장차 복잡한 수식을 배울 아이들에게 수학이 친근하게 다가가겠지요.


어린 자녀가 바쁜 엄마와 아빠랑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수학 놀이로는 무엇이 좋을까요? 유아들은 EBS <수학이 야호>1를 함께 시청하면서 부모와 함께 수학 개념을 노랫말로 만든 챈트(chant)를 부르며 오감 놀이를 해주면 좋습니다. 초등생에게는 언어교육도 되고 수학의 효능감도 높이는 수학 동화나 위인전이 좋습니다. 어릴 때 읽는 과학자, 수학자들의 이야기는 순수한 마음에 깊이 각인되지요. 필자의 경우 초등생 때 <소년조선일보>에서 읽었던 갈릴레이와 동화책으로 읽은 뉴턴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답니다. 어린이용 수학자 위인전의 경우는 <가우스>가 제일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부모가 가우스 외에는 잘모른다는 증거지요. 이제는 부모가 한 걸음 앞서 위대한 수학자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면 수학에 대한 효능감도 향상되고 아이들과 대화 매개체로도 활용됩니다. 중학생 부모라면 부모가 먼저 수학 관련 대중서를 공부하시면서 다가가셔야 겠지요.

 


‘모소 대나무’처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중국 극동지방에는 4년 동안 고작 3cm밖에 못 자라는 ‘모소 대나무’라는 특이한 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5년이 되면서 하루에 30cm씩 고속성장을 한다고 해요. 믿어지지 않는 슈퍼급 성장! 마침내 6주가 지나면 무려 15m의 높이로 자라 거대한 대나무 숲을 만들어버립니다. 더디 자란다고 그만 파서 버렸더라면 놀라운 성장력은 영영 잘려 버려지는 것이지요.


영락의 성도님들! 자녀의 수학 능력이 부모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조급하신가요? 모소 대나무처럼 깊고 넓게 뿌리를 뻗치다가 어느날 갑자기 급성장하는 ‘대기 만성형’ 아이일지 모릅니다. ‘이는 힘으로도 되지 아니하고, 능으로도 되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로 말미암음 이니라’ 말씀을 되새기며 기도 하십시요. 필자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부디 수학 내용이 일상 언어로 변신하여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이 유연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조적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칩니다.

 

 

 

 

 


계영희 집사
안양·수원교구
고신대학교 명예교수










 

 

1 2016년 <한글이 야호>의 후속작으로 방영된 EBS 유아 수학프로그램으로 필자가 자문했음. 5~7세 유아를 대상으로 52주(회당 13분 방영) 동안 수, 도형, 통계, 패턴, 논리 등의 수학 개념을 챈트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으로 현재는 YouTube에서 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