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문화/교제

HOME > 문화/교제

「202105」 저희의 지금 이 모습, 어머니의 기도 덕분

작성일 : 2021-05-06 17:31

 

어머님 죄송합니다. 큰아들이 곁에서 모시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일찍이 시작한 외국 유학 생활 이후 캐나다에 정착하면서 어머님 곁을 멀리 떠나오고 말았습니다. 어머님은 제게 너무 큰 사랑을 쏟아 주셨는데 아들은 당신 위해서 해드린 일이 별로 없네요. 멀리서 어머님을 위해 하는 일은 기도뿐이었습니다. 어쩌다 찾아뵈면 “우리 캐나다 아들 왔어?” 하시면서 제 손을 꼭잡아 주셨죠.


어머님은 당시 한국에서 최고 명문 초등학교인 덕수국민학교에 저를 들여보내려고 광화문(신문로)에 이사하셨죠. 덕분에 저는 훌륭한 선생님의 좋은 교육을 받는 혜택을 누리면서 좋은 친구들과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진학에서 일차 명문교에 떨어지자 두말없이 저를 대광중학교에 보내셨죠. 그때의 저는 그것이 불만이었습니다. 하지만 대광중·고등학교 6년의 학창 생활은 가장 아름다운 추억들과 좋은 신앙과 성품을 길러준 시기였습니다. 만약에 미션스쿨이 아닌 최고의 명문고나 대학에서 청소년 시절과 젊은 시절을 보냈더라면 저는 목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세상의 야망을 좇아 살았을 겁니다. 어머님의 판단과 선택은 두고두고 옳으셨습니다. 젊은 시절 여러 번 실수했던 저를 위해 당신은 그저 기도하실 뿐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어머님의 기도 음성이 매우 익숙했습니다. 밖에 나가 실컷 놀다 돌아올 때 들리는 어머님의 기도 소리에 저는 숙연해졌습니다. 언제나 저의 이름을 대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시는 음성입니다.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서 책을 펴고 숙제나 공부를 하는 척했죠. 어머님은 그야말로 경건의 여인이셨습니다. 늘 성경책을 옆에 두고 바쁘신 일손을 놓으시고 구절구절 읽으시면서 말씀을 가까이하셨죠. 그리곤 기도하셨습니다. 주일은 어머님께 교회의 날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하실 일을 해 놓으시고 서둘러 제 손을 붙잡고 아버님과 함께 교회로 발걸음을 재촉하셨죠. 어머님에게서 주일의 의미를 배운 저는 지금껏 주일을 지키며 예배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목회자들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특히 어려운 개척교회를 위해 헌금을 보내기도 하고, 건축하는 교회에 종탑 건축비를 건네기도 하셨습니다. 넉넉해서가 아닙니다. 네 자녀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드셨는지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당신은 신앙적 헌신에 큰 비중을 두셨습니다. 권사로서 교회에 봉사하시는 일에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으셨는지요. 구역장, 지역장, 여전도회, 북한선교, 상담부 등등 많은 분야에서 사랑과 헌신으로 어려운 가정들을 돌보시고 기도하시고 헌신하셔서 하나님 나라와 복음 전파를 위해 애쓰신 것을 보며 자랐습니다. 저희 자녀들에게 늘 하시는 말씀, “어려운 사람들 도와줘라. 그게 너에게 복이 되는 일이다” 당신의 희생적 봉사가 하늘을 감동하게 해 슬하의 네 자녀 모두 모범적으로 성장하여 복된 삶을 살고 있으며 믿음의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 두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신기하죠? 어김없이 두 자녀씩이니…


어머님은 지난 4월 1일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좀 더 세상에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 한국에 들어가 마음껏 어머님과 동생들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려 했습니다. 먼 외국 생활로 해드리지 못한 것을 많이 누리시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천국에서 주님을 뵈는 영광을 주시려고 하나님께서 데려가셨다고 봅니다. 주님을 직접 대면하면서 하실 일이 거기서도 있으신 모양입니다.


어머님이 자식들에게 남겨주신 그 크신 사랑과 신앙의 유산을 저희가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저희 네 자녀와 손자 손녀들, 그리고 증손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지금 모습은 어머님의 기도 덕분이 아니던가요? 우리가 어머님을 다시 뵐 때 어머님께서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신 결과로 맺은 인생 열매를 우리 네 자녀가 보여드릴게요.


어머님! 사랑합니다!!


저의 어머님이셔서, 신앙의 어머님이셔서,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캐나다에서 큰아들 락훈 올림
아내 미숙, 아들 올빛(Allbright), 늘빛(Noelbright)과 함께

 

 

김락훈 목사
캐나다 온타리오주
메도베일연합교회 시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