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문화/교제

HOME > 문화/교제

「202105」 내 어머니의 우선순위

작성일 : 2021-05-06 17:21

#1 어머니의 투박했던 신앙교육
주말이 며칠 남지 않았을 즈음, 배가 너무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는데도 기어코 결석은 아니된다고 초등학생인 저의 작은 어깨에 가방 보따리를 들쳐 메게하고 등 떠미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 어머니를 원망할 새도 없이 이를 악물고 학교에 갔습니다. 주일이 되어도 무슨 데자뷔처럼 누군가가 배 속 창자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두 손으로 배를 움켜잡고 교회도 갔습니다. 어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요? 다음 날 맹장이 터져 복막염이 되어 동네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해 급히 대학병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어머님의 말씀은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죽어도, 교회 가서 죽어라!”


배에 남겨진 흉터를 볼 때마다 제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단순히 한 번 빠지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여차하면 언제든 제쳐둘 수 있었던 것을,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로 두는 것 말입니다.

 


#2 주일 성수가 최우선이었던 어머니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새 그의 제자들이 길을 열며 이삭을 자르니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말하되 보시오 저들이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까(마가복음 2:23~24)


예수님과 제자들이 불도 피우지 말아야 할 안식일에 이삭을 자르는 행위를 보고 바리새인들이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논쟁합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으로 제정하신 안식과 오늘날 우리들이 지키는 주일이 다른 개념이지만 위 말씀의 모습과 유사한 주일성수에 대한 질문을 지난 10여년의 사역현장에서 수도 없이 받았습니다. 일차원적으로는 주일에만 시간이 배정되어 있는 시험이 진학이나 취직에 꼭 필요한 경우 어떻게 해야할지부터, 학교의 주일자율학습, 가족의 경조사, 주말근무 등 다양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주일의 신학적 개념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례적인 팬데믹 환경 속에서 주일 성수의 방법론까지 다방면으로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외부로 나갈 것인지, 웹으로 모일 것인지, 디지털대면은 어떤지, 온라인예배는 적합한지 말입니다.

 


삶과 신앙의 우선순위
어릴 적 어머니의 투박한 신앙교육은 어떤 점에서는 마치 예수님과 안식일 논쟁을 벌였던 바리새인의 모습을 닮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일을 지키고 학교에는 결석을 않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어머니의 율법은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율법의 진의는 그 껍데기가 벗겨진 후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율법이 제정되었고, 율법을 지키는 열심도 생명을 살리기 위함에 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어머니의 신앙을 회고해 보면서 주일 성수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생의 우선순위가 뒤바뀌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윤연상 전도사
북한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