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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 우리는 가족이에요

작성일 : 2021-05-06 16:17 수정일 : 2021-05-06 16:25

 

저녁 노을 진 후 어스름 속에서 따스한 어머니 등에 업혀 잠들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자신의 등을 내어주던 젊은 날 어머니의 등은 곧고 반듯했습니다. 어느새 굽이굽이 산등성이처럼 굽은 것은 어쩌면 세월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고된 시간으로 인해 주름이 깊어지고, 자식들을 위해 스스로 작아지셨던 그 세월이 고스란히 어머니의 등에 담겨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자식들을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건강하게 계실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 유난히도 추웠던 올겨울 갑자기 쓰러지시고 말았습니다.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갔는데 평소 30~40분이면 갔던 그 길이 그날따라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습니다.


뇌경색이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되어 우측 전신마비가 왔고, 뇌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고, 어머니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저 그 자리에 앉아서 기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한없이 편안했고, 변함없는 사랑을 주시던 분이었는데 응급실에 앉아 이제는 굳어서 휘어버린 주름이 가득한 어머니의 손을 보며 너무나도 철없이 살아왔던 저 자신이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젊은 시절 꽃다운 청춘을 바쳐 자식들을 꽃피우기 위한 거름이 되셨던, 이제는 힘없이 병실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보며 한없이 눈물 흘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실에 오랫동안 있을 수 없었지만 한 평도 안 되는 좁은 침대에 누워계시던 어머니를 보기 위해 오고 갔던 시간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며 무심했던 시간은 가족 간의 사랑으로 채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혼자서는 손발톱을 깎을 수 없어서 저에게 부탁하셨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발톱을 깎아드렸는데, 어머니는 힘없는 손가락으로 창밖의 한 뼘 정도 되는 창가 너머로 길게 뻗은 나무를 가리키며 말씀하셨습니다. “저기 나뭇가지 사이에 까치가 집을 짓고 있어. 그런데 며칠 동안 계속 나뭇가지를 물어오는데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계속 떨어지는데 까치가 쉬지 않고 계속 가지를 물어와. 까치가 집을 다 짓기 전에 여기 같이 병실에 있는 분 중에 누가 먼저 퇴원하겠느냐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어.”


감사한 것은 그렇게 보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까치가 나무에 집을 다 지을 무렵 어머니께서 저의 부축을 받으시며 뇌 집중 치료실에서 가장 먼저 퇴원하여서 요양병원으로 옮겨가셨습니다. 어머니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힘들 때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늘 변함없이 저에게 가족이십니다.


저에게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들 때 함께 기도하며 힘이 되어준 또 하나의 가족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락교회’, ‘대학부’라는 가족입니다.


영락교회 대학부에서는 리더들을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를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셀(cell)’이나 ‘조’, ‘반’이라고 부르지 않고 리더의 이름을 붙여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처럼 기쁠 때도, 슬픈 일이 있을 때도 변함없이 함께 또 서로 이해하며 사랑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 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에베소서 2:19 새번역성경)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더 이상 남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품고 사랑하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기 때문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의 ‘가족’이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주님 안에서 새롭게 맺어진 ‘가족’에게도 사랑을 표현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박성율 전도사
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