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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 기도하면 달라집니다

작성일 : 2021-03-29 11:45

 

어린 시절 새벽이 생각납니다. 어머니께서 새벽기도를 다녀오시면 제 머리 맡에 오셔서 이마에 손을 대시고 기도하셨던 기억입니다. 차가운 손이 닿을 때마다 흠칫 놀라 깼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왜 잠을 깨우시나 했지만, 서서히 나이가 들며 그것이 으레 기분이 좋아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마 어머니께서는 하나님께, 아들이 주님 안에서 믿음 굳건하게 신앙을 가지고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님께 잘 쓰임 받도록 기도하셨겠지요. 주님께서는 그 기도에 과하게(?) 응답하셨는지, 지금 저는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필립 얀시의 『기도하면 뭐가 달라지나요?』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이 솔깃하시지요? 마치 “기도하면, 뭐가 달라지긴 할까요?” 라는 의문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 책의 내용은 부정적인 제목의 내용과 달리, 기도에 대해 우리가 배워야 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제목은 저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습니다. ‘기도가 과연 힘이 있을까?’ 라는 의문은 실제로 기도를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가지는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년부터 용인·화성교구를 섬기고 있습니다. 교구를 섬기기 전 2년 동안 교육부에서 준전임으로 섬겼을 때, 5월 전가족 주일에 성도님들로 가득 찬 베다니광장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북적북적 하던 교회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작년부터 교구를 섬기게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교회의 사역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면심방도 멈췄고 원래 예정되어 있던 사역들 또한 많이 중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기도요청이었습니다.


교구를 섬기게 되니 많은 기도요청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교구 내에 환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이런 경우 구역장님이나 성도님들이 기도요청을 해주십니다. 심방을 가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직접 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여력이 되면 전화로나마 기도를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기도의 제목들은 다양합니다. 수술을 앞두거나, 몸이 편찮으실 때 요청하십니다. 물론 환우뿐 아니라 삶의 여러 과정을 둔 기도제목들이 있습니다.


기도제목들을 들을 때, 그 절박함이 느껴졌습니다. 기도를 뜻하는 prayer의 어원은 라틴어precarius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남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을 가리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란 의지할 곳이 없어 하나님께만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 절박함을 가지고 성도님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러다 보면 참 기쁜 소식이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수술이 잘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아프신 부분들이 나아지셨다는 소식입니다. 삶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이 해결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성도님들께서 위태롭고 절박한 순간을 지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 참 기쁩니다. 부끄럽게도 가끔 기도를 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 가운데에도 주님께서는 일하고 계셨고, 도우셨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될 때, 마음속에 감사함이 생겼습니다.


성도님들께 이렇게 기도요청을 받고 나면, 으레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입니다.


이 말은 사실 상투적으로,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이 말을 하지 말자는 의견도 들어봤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말에 진심을 담을 때에는, 그 어떤 말보다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일하심을 기대하고, 소망하겠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할 때마다 다시금 마음에 되새기게 됩니다. “그래, 정말 기도해야지”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한창 심했을 때, ‘올해는 나아지겠지’ 하면서 소망을 가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멈추지 않는 상황이고 이제는 다들 점점 지치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역 또한 이전과 같이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언제 올지, 참 갑갑하고도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멈추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기도입니다. 특별히 서로를 위한 기도입니다. 이렇게 기도할 때에 ‘기도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라는 물음에, 저는 분명히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당장 우리의 상황은 변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 가운데 일하실 주님의 역사하심을 믿는 우리의 믿음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기도를 멈출 수 없고, 더욱 더 기도를 해야 할 것 입니다. “기도 많이 하세요?” 라는 질문을 들으면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저는 이렇게 말하려 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교우들이 있다면 연락해 말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도하겠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유태완 전도사
용인·화성교구
사회봉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