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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 사순절(四旬節)의 참된 의미

작성일 : 2021-03-06 08:16 수정일 : 2021-03-06 09:34

 

‘사순절(四旬節)’은 부활주일 전날부터 소급하여 40일간의 기간으로 산정한다. 속죄일로 명명된 재(灰)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첫째 날로 시작된다. 올해는 부활주일이 4월 4일(주일)이므로 소급 40일은 2월 17일(수요일)부터 4월 3일(토요일)까지인데 여기에 주일 6일을 제외한 40일이 절기의 기간이다.

 


부활절 준비 기간
초기 교회 때부터 주후 4세기까지의 교회력은 예수님의 탄생, 사역, 수난, 죽음, 부활, 재림 등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반영하고 있는데 그중 주님의 부활과 관련된 절기가 사순절입니다. 사순절은 초기 교회의 가장 오래된 절기인 부활절기 즉 기쁨의 50일을 맞이하는 준비 기간으로 시작되었고, 부활절 전 일곱 번째 주간의 참회의 수요일(혹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에 시작하여 40일간 계속되는 절기입니다. 초기 교회는 매 주일을 부활을 위한 축제의 날로 삼아 예배드렸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완전한 교회력은 없었으나 주님의 부활에 초점을 맞춘 “작은 부활절(little Easter)”로 예배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히 주님께서 부활하신 바로 그 “주(Big Easter)”에 연례 부활절로 지켰으며, 이 연례 부활절을 교회력의 중심으로 축하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례 준비 기간
초기 교회 성도들은 세례와 깊은 관계가 있는 부활절을 맞이하기 전에 십자가의 수난을 명상하고 금식하며 회개하면서 세례를 준비하였고, 새롭게 세례 받는 교인들과 감격의 부활절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초기 교회는 부활절을 맞이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생명, 영원한 구원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기리고 감사하면서 세례식을 베풀었는데, 이는 세례를 그리스도와 함께 새 생명으로 태어나 참 자유를 얻는 시간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3세기에 활동한 초대 교부 히폴리투스는 세례 지원자들로 하여금 성 주간 금요일과 토요일은 금식하고, 토요일 저녁은 철야기도를 드리게 했습니다. 이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실천하기 어려운 세례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부활주일 전날 밤이나 새벽, 혹은 부활주일 아침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경건 생활과 철저한 개인 회개 기간
어거스틴 때에 이르러 사순절은 세례와 상관없이 모든 그리스도인이 주님의 수난에 참예하는 기간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본래의 의미에서 더 나아가 예수님의 마지막 예루살렘 여행 및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서 보이는 자기희생적 사랑을 기억하는 절기로 발전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엄숙한 예배와 그리스도인들의 경건한 생활을 강조하게 되었으며,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을 부정하고 참회하는 기간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특히 ‘참회자의 화해(Reconciliation of Penitents)’라는 말은 고난주간 중인 성목요일과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단어인데, 이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찬식과 세족식을 베푸시면서 새 계명 “서로 사랑하라”를 주셨습니다. 교회는 이날을 화해와 용서의 날로 정하여 지키게 되었는데, 특별히 출교당한 사람이 잘못과 죄를 고백하고 회중들은 그들을 받아들이는 날로서의 화해의식을 거행했습니다. 이처럼 세례의 본래 의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져 가는 반면에 이 ‘참회자의 화해’는 더욱 그 의미가 강화되어, 사순절은 회개와 참회의 의미가 더 강한 절기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간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함께 기념하고 감사하는 통합적인 축제로 부활 절기를 지키던 초대교회는 4세기에 이르러 예루살렘의 주교였던 시릴(Cyril)의 주도하에 수난주간과 부활절을 분리하여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요 사역지인 예루살렘은 전 세계로부터 모여드는 순례자들을 위해 마지막 주간 즉, 유월절 주간에 예수님의 행적을 따라 또 시간과 장소를 따라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그리고 죽으심을 기념하는 예배와 행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사순절의 절정이 되는 수난주간(고난주간)입니다. 특히 부활절 직전의 성주간은 주님의 고난을 집중적으로 추모하는 주간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며
은총의 교회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할수 있는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시작된 사순절은 교회공동체가 십자가의 길을 지나 부활을 향한 길을 걷는 기간입니다. 또 십자가의 수난을 명상하고 회개하며 세례를 준비하여 우리 옛사람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길로 들어서는 기간이고, 교회가 성례전적 삶 속에서 교회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새로운 시작의 기간이며, 우리의 모든 실패를 뒤로하고 주께로 돌아가 그분의 은혜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간입니다. 영락의 모든 성도가 이러한 사순절의 의미들을 생각하고 깊이 묵상하기를 소망합니다. 더불어 영락교회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개인의 경건 생활에 집중하여 신앙이 성숙하는 귀한 기회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순절 기도

내 생명의 구주이신 하나님,
나를 헛된 말과 권력의 욕망과 실망, 그리고 나태한 마음에서 멀리해 주소서.
그리고 주의 종에게 사랑과 인내와 겸손과 정결의 마음을 주소서.
구주시며 임금이시여,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허물을 알게 하시고, 내 형제들을 판단치 않게 하소서.
주는 영원무궁토록 영광을 받으시나이다. 아멘.

 

4세기 시리아의 성 에프렘(St. Ephrem)의 기도로 지금도 사순절 기도의 모범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김정희 목사
성남·분당교구
예배부, 음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