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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 온택트로 ‘슬기로운 신앙생활’ 코로나 속 신앙의 성장과 성숙

작성일 : 2021-03-05 10:44

 

작년 초, 전염병의 등장과 함께 새 학기를 기다리던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했고, 새 손님을 기다린 사장님들은 텅 빈 가게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코로나19(COVID-19)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사한 탄환은 땅 위의 모든 곳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한국 교회 또한 전염병의 방공호가 되지 못했습니다. 교회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았고, 예배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해야했습니다.


‘주일에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주일 예배를 삶의 제1 목적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일 성수를 지켜온 기독교인들에게는 정부의 방역 수칙 하달이 신약 속 ‘큰 지진과 기근’과 같은 절망적 사건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예배와 관련된 거리두기 수칙이 정해지고 실행되는 과정 속에서, 한국 교회는 안팎으로 큰 갈등과 논쟁을 겪기도 했지요.

 


언택트(untact)에서 온택트(ontact)로, ‘프로젝트 라파’의 비대면 합창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의 정치, 사회, 문화지형의 변동을 야기하며, 문명사적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영향력만큼 관련된 신조어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언택트’, ‘K-방역’ 등과 같은 단어의 탄생은 코로나의 막강한 영향력을 반증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와 같은 신조어 속에는,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인 위기의식뿐만 아니라 사상 초유의 팬데믹에 반응하는 우리들의 기민한 대처능력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예컨대 ‘코로나 블루’라는 표현에는 코로나가 초래한 우울과 절망이 나타나 있지만, ‘K-방역’과 ‘랜선여행’(인터넷으로 여행을 한다는 의미)과 같은 단어는, 코로나를 돌파해낸 우리들의 에너지와 창조력을 드러내고 있지요.


코로나로 인한 침체된 분위기를 뚫고 나서는 새로운 변화는 교회 안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거리두기라는 초유의 조치는 교회를 ‘언택트의 울타리’로 묶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갈구하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고자 하는 기독교인들의 신앙심, 또는 본성은 억압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바람에 누운 풀이 다시 올라오듯이,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우리들의 신앙은 ‘온택트’를 타고 새롭게 펼쳐졌던 것이죠.


‘유튜브’나 ‘줌(zoom)’과 같은 새로운 ‘만남의 광장’ 또는 ‘플랫폼’은 온택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만남을 확장하고 촉진했습니다. 예컨대 ‘프로젝트 라파’라는 유튜브 채널은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찬양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채널은 코로나의 거리두기 수칙에 대응해, 여러 학교의 음악 전공생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연주를 촬영하고, 이를 하나의 합창으로 편집한 찬양 콘텐츠들을 올렸습니다. 그들의 콘텐츠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감동과 은혜를 표현한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서울대, 줄리어드 등 각자의 음악학교에서 공부했던 기독 청년들이 이처럼 시공간을 뛰어넘어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코로나라는 장애물 덕분이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로 교회에 나갈 수 없었던 유튜브 속 기독교인들은 그들을 통해 기독청년들의 진정성에 감동받고, 그들이 하늘을 향해 올리는 찬양의 열기에 감응할 수 있었죠.


지난 1월, 우리나라 CCM의 대표적 찬양사역팀인 어노인팅은 자체 예배캠프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진행했습니다. 온택트에 익숙해진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온라인 예배캠프에 이질감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평소에 갈수 없었던 사람들도 참여 할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이런 댓글은 온택트 속 예배와 찬양이 갖고 있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광야’에서 우리의 믿음은 새로 자란다
밥을 먹는 것처럼, 숨을 쉬는 것처럼, 매 주일 자연스럽게 출석했던 ‘유형(有形)의 교회’를 갈수 없는 상황은 광야에 던져진 것과 같은 당혹스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교회 건물, 교회 예전, 교회 제도’는 무의미한 객체가 아니라 우리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영혼의 일부가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신학계에서는 ‘종교 중독’이라는 개념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종교 중독’은 자신이 속한 개별 교회나 목회자에 대한 애정이나 헌신이 왜곡되어 집착과 추종으로 변이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비록 ‘종교중독자’는 아닐지라도, 이말의 함의를 고민해보는 것은 유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의 비대면 예배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는 것은, 익숙했던 무리와 집단의 정체성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신앙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 속에서 기독교 신앙과 말씀의 본질에 대한 열망은 더더욱 확장 됐을지도 모릅니다. 코로나로 인한 단절이 어쩌면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의 단독자’로서 바로 설 기회를 제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회가 문을 닫은 시기, 온라인 속 기독교 관련 콘텐츠들은 호황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믿음 생활에 관한 여러 질문을 답해주는 CBS의 유튜브 채널 ‘잘잘법(잘 믿고 잘 사는 법)’의 높은 인기가 대표적 예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다른 목사님의 설교를 듣거나, 기독교 관련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검색하고 학습하고 있습니다. 교회 밖 광야로 내던져진 기독교인들은, 다시 자신이 속한 교회로 돌아오기 전, 자신들만의 성숙과 발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대한기독교서회)』의 공동저자인 장신대 김은혜 교수는 “비대면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기술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서적·영적 접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목회를 재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비대면 찬양과 예배가 잠깐의 트렌드가 아니라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존속할 새로운 규범이 될 것임을 예측하고 있지요.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개발한 IT 기술과 새로운 소통의 방법들이 신앙의 본질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차분히 잘 정리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이 펼쳐질 미래에 큰 값을 치르고 얻어낸 소중한 배움을 잘 실현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동현 성도
강남교구
홍보출판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