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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 부활, 수난의 시간을 묵상하며

작성일 : 2021-03-04 18:22 수정일 : 2021-03-04 18:45

올해 부활절은 4월 4일입니다. 부활절 전까지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앞두고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올해는 2월 17일입니다.


성경에서 40일은 고난과 시련, 인내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에 주님의 십자가와 수난을 생각하며 말씀 묵상, 절제, 회개와 기도로 경건을 실천합니다. 미디어가 우리 일상에 속속 들어와 있는 요즘, 사순절 기간에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십자가 고난을 감당하시고 부활로 구원을 증거하신 주님을 만나는 데 영화도 큰 몫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을 최소화하는 요즘 자녀와 함께 혹은 조용히 혼자 주님의 수난을 묵상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이 영화들은 포털사이트에서 VOD로 구할 수 있습니다.

 


박선이 선임편집위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은 유대 땅을 담당했던 로마 총독 빌라도입니다. 그는 예수에 대한 십자가 처형을 결정하고 손을 씻습니다. 책임을 피하는 행동의 상징이 되었죠. 그러한 빌라도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되지만, 성경에 이름이 남지 않은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고, 조롱하고, 십자가에서 내리고, 돌무덤에 안치한 로마 군인들은 누구였을까요.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은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이 영화는 예수의 처형을 책임진 로마군 수장 클라비우스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클라비우스는 전쟁의 신 마르스를 숭배하는 군인입니다. ‘유대의 왕’이라 칭해지는 예수의 처형은 식민지 유대의 정치 지형과 관련해 폭동을 불러오거나 추종세력의 시신 탈취가 염려되는 골치 아픈 사안입니다. 그래서 클라비우스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물론, 돌무덤에 시신을 안치하고 봉인하는 전과정을 엄중하게 관리합니다.


돌무덤에 아무도 접근할 수 없도록 밤새워 지켰건만, 드디어 사건이 터집니다. 예수의 시신이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예수가 로마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메시아로 부활했다는 소문이 점차 거세집니다. 로마제국의 엘리트 군인 클라비우스는 철저한 현세주의자입니다. 예수의 시신을 찾아야만 이 말도 안 되는 ‘혹세무민’ 소동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클라비우스는 보좌관 루시우스와 함께 예수의 행적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클라비우스 역을 맡은 조셉 파인즈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같은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입니다. 보좌관 루시우스 역할을 맡은 배우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얄미운 드라코 말포이 역할을 맡았던 톰 펠튼입니다.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성경 속 인물의 성격과 대사를 발견하는 재미도 큽니다. 진지하면서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니고데모,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열정의 소유자 베드로의 대사는 성경 속 인물 그대로입니다.


클라비우스가 예수의 행적을 따라가는 이유는 그가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분명히 십자가에서 죽었고 돌무덤에 안치했는데, 다시 살아났다니 말이 안 되는 것이죠. 거짓을 밝히고 현세의 진실을 확정하기 위해 클라비우스는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그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합니다.

 

 

 


<나의 선택 - 잊혀진 가방 그 못 다한 이야기>(2010) <광 인 옥 한 흠>(2017) 등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를 여러 편 만든 김상철 감독의 신작입니다. 베스트셀러 ‘내려놓음’의 작가 이용규 선교사와 배우 권오중, 2011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배우 이성혜가 인도, 이탈리아, 한국을 넘나드는 긴 여정을 함께 하며 ‘죽음을 이기는 능력’을 증언합니다.


영화는 4개의 장(chapter)으로 구성됩니다. 제1장 ‘삶과 죽음’에서 이용규 선교사와 이성혜 배우는 인도 바라나시를 찾아갑니다. 델리에서 기차로 12시간을 달려 도착한 바라나시는 인도인들의 생사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더 이상 무엇으로도 다시 태어나지 않도록, 완전한 죽음, 완전히 끝인 죽음을 추구하는 이곳에서 ‘죽음이 끝’인 삶을 다시 생각합니다.


제2장 ‘어둠과 빛’의 이들은 이탈리아 로마로 날아갑니다. 천국계단교회와 세 분수교회(Three foundation), 쿼바디스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교회와 산 칼리스토 카타콤을 찾아 사도 바울과 베드로, 그리고 로마제국의 박해 아래서도 믿음을 지킨 성도들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천국계단교회는 사도 바울이 수감되었던 곳에 세운 교회이며 세 분수 수도원은 순교지에 세운 기념물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시민으로 화려한 빛의 세계에서 살다가 예수를 만난 후 고난과 어둠의 세계로 기쁘게 들어갔습니다. 초기 교인들은 로마 정부의 박해를 피해 완전한 어둠(지하 무덤)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은 어둠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만납니다. 부활 소망이 이들을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살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제3장 ‘상처와 상흔’에서 영화는 다시 인도로 돌아옵니다. 인도 첸나이에는 도마무덤교회가 있습니다.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창에 찔린 상처를 만져본 제자이지요.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그가 제자들 중 가장 멀리, 인도까지 복음을 전하러 갔습니다. 부활의 증인으로 살았던 도마의 발자취를 통해 이용규 선교사와 권오중, 이성혜는 상처 많은 이 세상에서 상흔을 통해 예수를 증거 할 수 있음을 확인합니다.


기나긴 여정은 이 땅에서 마무리됩니다. 제4장 ‘부활의 증인’에서 세 사람은 암 투병 중인 젊은 여성 천정은을 만납니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후 80차 항암치료를 받은 그는 어둠 속에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대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시고 나에게 부활 소망을 주셨다”라며 기뻐합니다.


김 감독은 제작 노트에서 “예수를 따르는 사람은 삶과 죽음에 대해 분명한 이해를 하는 사람이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다음의 삶을 늘 생각하고 현재의 삶에 충실하며, 세상에서 말하는 고통과 죽음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고 말한다. 그것은 곧 ‘부활’이다”라고 말합니다. 영화는 드라마틱한 재미를 주는 대신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어둠을, 상처를, 고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 나는 부활 신앙을 지니고 있는가? 당신의 대답은 무엇입니까?

 

 

 


1971년 초연 후 현대의 고전으로 남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새롭게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이 뮤지컬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지요. 막달라 마리아 역을 맡은 가수 윤복희의 ‘아이 돈 노 하우투 러브 힘(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 이후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7일간을 담고 있습니다. 1971년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대본작가 팀 라이스(Tim Rice)가 함께 만든 록 뮤지컬로, 초연 당시 저항과 반항의 상징인 록 음악을 사용한 파격과 인간적인 청년 예수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저지른 배신자이지만 매력적인 유다를 대비시킨 연출로 주목받았습니다. 드라마는 유다의 시선으로 전개됩니다. 성서 속 인물들을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지요. 자신의 운명 앞에서 고뇌하는 예수의 모습과 로마의 압제에 시달리는 유대 민족을 걱정하는 유다의 모습,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 모두 현실에서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이지요.


이 작품은 1973년에도 노먼 주이슨 감독 연출로 영화화되었습니다. 이번 영화는 주이슨의 영화에 비해 현대적 해석이 특색입니다. 테러와 폭력 시위, 경찰 진압과 이를 보도하는 TV 뉴스는 2000년 전 이스라엘이 아니라 지금, 이곳입니다. 시위대가 가득한 계단 위에 가룟 유다가 나타나 변화를 갈망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예수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은근한 원망을 표현하지요. 출연자들은 평상복을 입고 록 콘서트 같은 무대에서 노래합니다. 배우들의 가창력이 대단합니다. 기존 무대의 뮤지컬 주요곡들을 더욱 폭발적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역을 맡은 멜라니 C는 왕년의 걸그룹 스파이스걸즈 출신입니다. 유다 역의 팀 민친, 예수 역의 벤 포스터의 노래도 뛰어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 흘리며 기도하는 예수의 노래 ‘겟세마네’와 가룟 유다가 부르는 ‘그들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은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싶은 절창입니다. 예수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가룟 유다는 스승이 생각하는 ‘새로운 나라’가 자기 생각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절규합니다.


경건하고 엄숙한 ‘사극(史劇)’ 스타일의 기독교 영화가 너무 관습적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에게는꼭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영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