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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 ‘일진’ 삐딱이를 예배로 부르신 주님

작성일 : 2021-03-04 16:47

 

저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온 고려인 4세 차안톤입니다. 생업을 위해 한국에 오신 부모님을 따라 아홉 살 때인 2003년 처음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부모님은 그전부터 한국에서 노동일을 하는 중 예수를 영접하여 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3년 만에 만난 아버지가 한 교회에서 생활하면서 전도사로 사역하던 모습은 믿어지지 않았으며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교회가 처음이었던 저는 아버지가 섬기는 교회에서 어머니와 같이 살았습니다. 한마디의 한국말도 모른 채 초등학생이 된 저는 부모님이 교회사역으로 알게 된 영락교회 배종은 집사님을 통해 영락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영락교회 선교부가 부단히 노력하여 2005년에 러시아어예배가 개설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가족은 그 자리에서 섬기면서 아버지 사역을 도우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단 하루도 쉽지 않았던 한국에서의 생활이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매일 헤쳐나갔습니다. 타국에 와서 노동일을 하던 아버지가 예수님을 만나 회심하고 사역을 작정한 날부터 우리 가정은 경제적인 여유를 누렸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 달에 백만 원도 되지 않는 사례비가 가족의 유일한 수입이었기에 말 그대로 하나님께서 매일 먹여 살리셨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에 접어들어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왜 이렇게 먼 외국까지 와서 공부해야 하는지, 우리 가족은 어째서 교회에서 생활하고 항상 경제적으로 열악한지, 매일 정체성 혼란으로 괴로웠습니다. 교회에서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최소한 내 가족이 어디서든 부끄럽고 창피하지 않게 하리라 다짐했습니다.


교회에서 러시아어권(구소련 지역)에서 온 노동자와 학생들을 섬기는 사역을 하는 부모님과 달리 중학생이던 저는 심하게 삐딱하게 행동했습니다. 학교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결석이 잦았으며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오토바이를 타며 소위 말하는 ‘일진’으로 지냈습니다. 모든 것이 싫었고 아무 생각 없이 방탕하게 사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러다 재판까지 받게 되었던 저의 모습에 부모님께서는 어쩔 수 없이 저를 러시아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전부 제가 자초했던 것이었습니다.


러시아로 돌아간 저는 할머니 댁에서 친형들과 생활했지만, 방탕했던 삶이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매일 그리워했고, 어떻게든 학교를 졸업해서 빨리 돈을 벌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놀랍고 감사한 일은 러시아에서 생활하면서도 꾸준히 교회에 다녔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섭리 아래 모든 것을 맡기며
러시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12년에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영락교회 러시아어 예배에 어머니와 나가기 시작했고, 100% 하나님의 은혜로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연세대학교 입학은 제 생애 처음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효도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성적은 바닥권이었지만, 더 잃을 것 없던 저는 점차 하나님께로 나아가며 주님을 의지하게 됐습니다. 오로지 주님의 이름을 알리는 삶을 살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바치고 싶어졌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말씀 공부와 복음 전파에 관심이 더욱 많아졌으며 주님 나라의 확장에 몰두했습니다.


학교 졸업 전에 사회 경험을 쌓고자 대학병원과 무역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마침내 저는 하나님을 일평생 섬기는 사역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중학생 때와는 정반대의 다짐입니다. 장로회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러시아어권 나라들의 복음 전파와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스펙이 아깝다며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창창한데 사역의 길을 성급하게 선택한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직 주님만을 위한 삶을 살겠다며 고백하고 한 영혼이라도 더 일찍 주님께 돌아오게 하려는 열정이 가득하다고 대답합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예수님께서 오실 수 있는데, 하나님만을 위한 신앙을 지금 키우지 못하면 장차 다가올 심판의 날에 어찌 주님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겠습니까?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5:15)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가족을 한순간도 끊임없이 인도하시며 지켜주셨습니다. 부모님의 어깨너머로 사역을 배울 수 있었기에 부모님과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진정 하나님께 나아가 모든 것을 바치고 하나님께 우리 삶의 주도권을 내드릴 때 하나님께서 우리 삶 가운데 역사하십니다.
 

영락교회 러시아어예배의 통역과 찬양을 9년째 사역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어권 국가들의 영혼을 위한 기도와 섬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러시아어권 국가의 비전을 향한 소명을 품고 열심히 겸손하게 섬길 예정입니다. 주님의 통치 아래 모든 것을 맡기며 저의 간증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차안톤 성도
러시아어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