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선교/봉사

HOME > 선교/봉사

「202102」 스빠시바, 하나님이 구하셨습니다

작성일 : 2021-01-28 15:05

 

2020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조치에 따라 주일예배를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역과 관련해 빠른 조치로 본보기가 된 영락교회와 다르게, 생명과 같은 예배가 교회의 본질이라는 구호 아래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인 교회들도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교회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예배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으라”는 예수님의 지상 대명령을 떠올려보고, 지중해 지역의 초기 교회와 사도들의 활동을 냉철하게 돌아보면 교회의 본질은 선교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많은 저명한 신학자들이 교회의 존재 의미를 선교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선교부 외국인 예배는 비록 소규모이고, 교회의 주변부 사역이지만 해외선교 사역과 더불어 교회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사역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선교부 외국인 예배의 큰 열매 중 하나는 러시아어 예배일 것입니다. 러시아어 예배는 2020년에 15주년을 맞이한 만큼, 영락교회에서 나름 긴 역사를 가진 외국어 예배입니다. 많은 러시아인이 오가고, 권사님과 집사님 등 여러 봉사자가 헌신하신 땀자국과 손때가 묻어있는 귀한 사역입니다. 현재는 매주 평균 10~15명의 성도님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해외 선교지에서는 가장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규모의 모임입니다. 특히 러시아 분들의 거주지가 주로 인천과 안산인 점을 고려할 때 서울 한복판에 있는 영락교회에 러시아어 예배가 있다는 것은 실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러시아 성도들은 영락교회 성도로서 자부심이 상당합니다. 비록 외국 분들이지만 영락교회의 역사도 접하기 때문에 한국 교회사에서 영락교회가 차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어느 교회 다니느냐고 질문받으면 항상 자부심을 품고 영락교회에 다닌다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특히, 통역기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음에도 전통이 깃든 본당 예배당에서 예전적 예배에 참석할 때 한국 교회 예배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며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러시아어 예배부는 정기적으로 주일 예배를 본당에서 드렸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러시아 성도들에게는 영락교회가 한국 생활에서 힘이 되어주는 중요한 신앙 공동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에서의 일거리가 줄자 많은 러시아 성도들이 새로운 생활 터전을 찾아 지방으로 이동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동했지만, 전화 심방을 통해 그곳에서도 러시아 신앙 공동체를 찾아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매우 감사했습니다. 사실 영락교회에 오시는 러시아 성도들 가운데는 생전 처음 교회를 접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선교사 혹은 현지 사역자가 세운 고향 교회에서 이미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들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의지하고 예배하는 삶을 살려는 마음만큼은 한국 성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러시아 성도들이 영락교회에 이렇게 안착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영락교회의 ‘신앙 비전 원칙’ 중 하나인 ‘교회 연합 정신의 구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홈페이지에서는 이를 교파를 초월한 교회의 협력으로 ‘에큐메니컬 정신’이라고 설명합니다. 존경하는 한경직 목사님의 핵심 신학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러시아 성도들은 대부분 해외의 침례교 혹은 오순절 계통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셨습니다. 러시아가 문화적으로 정교회이기 때문에 러시아 성도들의 신앙적 뿌리는 러시아의 1,000년의 정교회 기독교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교회가 정식으로 러시아의 국교는 아니지만, ‘정교회 신앙이 러시아 문화다’라고 할 정도로 언어와 생활에 그 가치들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작은 예로, 러시아어로 ‘스빠시바’(감사합니다)의 어원은 ‘하나님이 구하셨습니다’를 의미하고, 일요일을 뜻하는 통상적인 러시아 표현이 ‘부활일’입니다.


영락교회가 기본 전제로 깔고 있는 에큐메니컬 정신 덕분에, 기독교 신앙 배경이 장로교가 아닌 러시아 성도들이 괴리감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담당 사역자로서 부서 안에 그러한 교파적, 문화적 차이를 완화하고, 한국 특유의 장로교 전통과 문화들을 이해시키고, 상호이해와 존중이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이 항상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어 예배를 위해 기도하시는 한국 성도들, 그리고 지금까지 사랑을 가지고 외국어 예배부에서 봉사하신 수많은 권사님과 집사님들 덕분에, 문화적 차이를 존중함과 동시에 그 간극을 좁혀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선교사이신 부모님을 따라 오랫동안 러시아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러한 배경을 가지고 2016년 러시아어 예배를 처음 맡고 1년 반을 섬기다가 공군 장교로 입대했습니다. 군인의 신분으로 결혼했는데, 참 감사하게도 러시아 성도들이 저를 잊지 않고 저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하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고, 전역 후 다시 신대원에 복학하며 사역지를 찾는 가운데, 러시아어 예배 담당 사역자 자리가 때마침 공석이라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해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2021년에도 러시아어 예배에 교제와 사랑이 가득하고 한 영혼,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요한 전도사
러시아어 예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