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문화/교제

HOME > 문화/교제

「202102」 첫 시간을 드리는 믿음 훈련은 가정에서

작성일 : 2021-01-28 10:41

 

최근 한국 교회의 가장 큰 기도 제목 중 하나는 ‘신앙의 대물림’이다. 우리 영락교회를 포함하여 많은 교회가 ‘믿음의 대를 이어가자’라는 내용의 표어를 걸고 사역과 기도를 이어왔다. 특별히 우리 교회에서는 분기별로 가정 예배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고, 원 포인트 예배를 통해 동일 성경 주제의 주일 설교 말씀을 가정에서도 나누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가정 내 신앙교육이 뿌리내리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전파되면서 사회적 모임들이 많이 축소되었을 뿐 아니라 ‘타인과의 거리 두기’가 필수인 시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신앙생활 역시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날들이 많아졌다. 자녀들은 이제 교회 학교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예배를 드리지 않고, 집에서 함께 예배를 드린다. 각각 소속 부서 예배를 드리는 경우라도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예배 태도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자녀들도 부모님이 예배드리며 찬양하는 모습을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가족구성원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중요해진 시대를 비로소 맞이한 것이다.


어느덧 성인이 된 두 딸을 키우면서 내가 가장 힘썼던 것은 ‘믿음의 훈련’이었다. 말씀 ‘선포’가 교역자의 사명이라면, 부모의 사명은 자녀를 믿음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가장 귀한 첫 것을 주님께 바치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려고 아이들이 새 옷이나 새 신발을 주중에 샀더라도, 주일에 처음으로 입고 신도록 했다. 새것을 예배당에서 하나님께 제일 먼저 보여드리라는 뜻에서였다. 하루라도 일찍 입고 싶은 아이들은 “하나님은 제가 산 거 이미 아시고 보고 계실 텐데요 뭐”라며 삐죽거리는 아이들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지만, 예배를 통해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을 품게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아이들은 귀한 것을 하나님께 기쁜 마음으로 보여드리고 기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물질 외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하루의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신앙인이 되길 바랐다. 늦게 잠든 아이들을 새벽에 깨우는 것은 사실 몹시 괴로운 일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재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흔들어 깨워 새벽기도에 데리고 나갔다. 가끔 남편이 오늘만 애들을 계속 자게 하자고 할 때는 나도 마음이 약해져 곤히 잠든 딸들을 그냥 재운 적도 자주 있었지만, 웬만하면 성령께 도움을 받으며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들을 깨웠다. 지금 돌아보아도 이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그러나 훈련하여 습관을 들이지 못하면, 이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가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혀 아파하면서도 옆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에 마음을 다잡았다.


고요한 하루의 첫 시간, 하나님께 끊임없이 물으며, 응답을 들으며,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훈련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김운성 목사님 말씀처럼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졸린 눈을 억지로 비비며 따라 나섰던 딸들은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청년으로 자랐다. 이제는 내가 깜박하고 늦잠을 자는 날에도 아빠와 셋이 새벽 첫 예배를 드린다.


가정 내 신앙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먼저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쉽지, 늘 어려운 숙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모범을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하는 교육은 설득력이 없다. 내가 먼저 보여주어야 했다. 하나님 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했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애썼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 습관들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자신이 없다. 아이들을 새벽기도에 데리고 가기 위해 30분 더 일찍 일어났고, 주님과의 소통 시간을 중시하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매일 저녁 정해진 시간에 성경 말씀을 읽고 쓰며 기도했다.


함께 가정 예배를 드릴 때, 찬양을 드리던 중 아이들이 간혹 방금 부른 절을 까먹고 또 부르면 멈추게 했다. 찬양은 곡조가 있는 기도문인데, 곡조에 심취해 찬양이 아닌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멜로디 없이 가사 의미를 생각하며 천천히 다시 읽게 시켰다. 예배를 그냥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렇게 하려면 나부터가 예배에 누구보다도 집중해야 했다. 말씀을 경청하는 태도와 삶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신행일치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참 어려웠고, 사실 지금도 어렵다. 앞으로도 끝없이 순간마다 주인 삼은 것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부모가 모범을 보이지 않아 신앙교육에 실패하면 우리 아이들이, 다음 세대가 ‘돌아온 탕자’의 형인 큰아들이 될까 두렵다. 돌아온 동생과 그를 보며 기뻐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큰아들이 될까 봐… 탕자인 동생은 회심의 기회라도 있었지만, 별문제 없게 보였던 큰아들처럼 아버지와 동생을 향한 진짜 믿음과 사랑 없이,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교회를 다니며 회심의 기회도 없이 살아가게 될까 두렵다.


신앙의 모범은 철저히 율법에 얽매인 바리새인의 태도가 아닌, 두 렙돈 가진 과부의 헌금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일상에서 흔들리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그 모든 것을 주님께 내려놓고, 너무 기쁜 일에 들뜨지도 않고 또 슬픈 일에 좌절하지도 않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는 부모를 볼 때, 비로소 우리 자녀들은 신앙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이 무너지는 위기의 시대에 이러한 신앙의 대물림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복하고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가정들이 영락교회와 한국교회, 국가의 희망이 되길 소망한다.

 

 

 

 

 

 


양해경 권사
노원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