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말씀/칼럼

HOME > 말씀/칼럼

「202101」 이웃 사랑의 본질을 회복하는 예배로

작성일 : 2021-01-05 13:29

 

지난해 우리 신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큰 위기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표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은 만남을 매개로 이루어지던 신앙생활에 불가피한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대면 접촉 관계 중심의 ‘컨택트(contact)’ 문화에서 비대면 비접촉 관계 중심의 ‘언택트(untact)’ 문화로의 급격한 전환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새로운 선교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예배와 선교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4세기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은 유럽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2세기에 걸쳐 사람들을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했습니다. 당시의 급속한 인구증가와 열악한 위생환경 등을 흑사병 전파를 가속한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만, 이 질병이 그토록 많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근본 이유는 질병에 대한 ‘무지’ 때문이었습니다. 바이러스에 관한 지식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전통과 경험에 기초한 치료법을 처방받았고, 이를 통해 흑사병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종교적 권위를 덧입은 중세교회 지도자들의 ‘무지’는 흑사병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중세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던 흑사병의 위협 속에 가톨릭교회가 있었다면, 21세기 코로나의 위협 속에는 오늘날 개신교회가 있습니다. 교회가 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개신교회의 방향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사명 및 성숙한 대응에 따라, 우리 개신교에 덧입혀진 부정적 이미지―‘믿음’의 가치를 가르치고 실천해야 할 종교가 ‘불신’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한 현실―를 극복할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으며, 한국 사회 내 개신교의 입지가 돌이킬 수 없이 축소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믿음을 지키면서, 신자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에 대해 몇가지 방안을 제안합니다.


첫째, 이웃사랑의 본질을 회복하는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예배는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레 19:18, 막 12:31)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 일상에 새기고, 그 말씀을 함께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예배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깨닫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체험하며,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도 주님처럼’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겠노라 다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떠한 유혹과 위협 속에서도 주일을 성수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 목적이 분명하다면, 대면 예배냐 비대면 예배냐의 문제는 본질이 아닌 방법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믿음의 한길을 가는 신앙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님께 경배드리며, 그분의 은혜와 자비를 체험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이웃사랑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 예배는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참 예배라고 믿습니다.


둘째,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 힘쓰는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개혁과 갱신의 기치를 내걸고 분열에 분열을 거듭해 온 우리 개신교는, 갈라지고 흩어진 교회들 사이에서 주님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합니다. 큰 교회 작은 교회 가릴 것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님께 받은 소명이 있다면, 그 일에 힘쓰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합니다. 자신의 관점과 입장만을 내세우면 다투고 나뉘지만, 타인의 형편과 입장을 먼저 고려하면 화해와 일치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는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시 34:14) ‘일치 안의 다양성’을 이루는 주님의 한 몸을 회복하는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창조된 세계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이웃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이며, 이웃이 안전하지 않다면 나 역시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지속적으로 훼손된다면, 우리의 건강과 안전이 모두 위협받게 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체감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신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고, 생태환경 회복에 노력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 경배를 드리는 이는 그 분이 창조하신 세계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습니다. 하나님이 아끼시고 사랑하신 세상을 우리가 함부로 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는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귀히 여김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막 11:17)입니다. 성도의 기쁨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떡을 떼는’(행 2:46) 데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나와 이웃의 건강이 위협받고, 창조된 세계가 함께 신음하고 있는 이때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3:16) 하신 말씀의 의미를 더욱 깊이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잠시 서로 떨어져 있는’ 이때를 안으로는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밖으로는 신앙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은총의 시간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홍정호 목사
신반포감리교회 담임










 
#예배 #컨택트 #언택트 #이웃사랑 #공교회성회복 #화해와일치 #만민이기도하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