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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 언택트의 방향은 인간의 만남

작성일 : 2021-01-05 13:06 수정일 : 2021-01-05 13:19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조명받은 트렌드는 ‘언택트(untact)’ 기술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나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하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휴먼터치(Human Touch)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하이테크 시대의 하이터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이미 20년 전 하이테크 시대에 인간적 감성인 하이터치를 강조했다. 첨단 기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인간 중심의 휴먼터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발전에 있어서 인간 중심성은 디지털화가 고도화될수록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다. 그에 의하면 하이터치는 인간성을 수호하는 기술을 받아들이고 인간성을 저해하는 기술을 거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술이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인간과 기계의 협업과 시너지
‘눔 코치’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인 ‘눔’의 프로그램이다. 창업 초기에 이 회사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IT 기술을 가지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모든 초점을 기술에 맞췄고, 직원 대부분을 엔지니어로 채웠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에도 한계가 있었다. AI 알고리즘이 아무리 정교화 고도화되어도 사용자가 혼자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인간 코치를 도입해서 고객들의 건강관리를 도와주게 했다. 그러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 결국 사용자에게 일대일 방식으로 사람 코치를 붙이되, 역으로 AI가 사람을 보조하는 방식을 도입해서 사업의 효율성도 높이고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로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우리가 최고의 기술 기업이라고 알고 있는 회사들도 사실은 사람의 손길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기계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성적 능력을 결코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도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유명한 넷플릭스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등의 각 영상에 대한 정보를 다는 태깅(Tagging) 작업을 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일명 영상 콘텐츠 분석전문가로 불리는 사람인데 이들은 신규 콘텐츠가 들어오면 일일이 감상하고 분석해서 태그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디테일 작업은 AI가 수행하기 어려우며 경험이 풍부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초(超)개인화 기술로 유명한 넷플릭스도 사람의 손길, 즉 휴먼터치를 통해 사람들의 만족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인간과 달리 AI에게 없는 것이 바로 공감 능력이다. 콜센터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챗봇은 기업에 있어 편리한 기술이지만 상담을 받아본 사람들의 만족도는 별로 높지 않다. 채팅 기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인공지능에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영역만큼은 인간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디지털 기술은 인간과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되어야 비로소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언택트 패러독스
인간적 접촉을 배제하는 언택트 문화에서 인간적인 요소가 더 중요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은 왜 발생할까? 기술이 주는 큰 편리함 이면에 현대인의 외로움과 소외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접속이 늘어나면 과연 인간관계는 더 풍부해질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이는 온라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지나친 온라인 사용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한 과잉 연결은 현대인을 연결 강박에 빠뜨렸다. 스마트 기기는 SNS를 통한 타인과의 교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함으로써 현대인의 외로움을 오히려 증폭시킨다. 사람들은 때로 SNS 세상에서 따돌림의 공포를 의미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자신의 계정에 끊임없이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누군가와 연결을 시도하고 여기에 ‘좋아요’가 붙지 않으면 큰 실망감을 느낀다. 고독에 대한 두려움이 온라인으로 연결될수록 역설적으로 외로움이 더 심해지는 ‘언택트 패러독스’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앱이나 사이트에 최대한 오래 머물게 하는 고도의 전략적 심리 장치를 설계해놓았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는 스크롤을 해서 아래로 내리면 끝도 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나온다. 유튜브는 동영상이 끝나면 다른 영상으로 바로 넘어가도록 자동재생이 설정되어 있다. 이들 서비스는 일단 접속하면 고객들을 낚아채 몰입시키고 중독시킨다. 앱 서비스 회사 입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자사 서비스에 묶어놓아야 한다. 앱 회사의 입장에서 사용자들은 광고주들에게 일종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영상 앱이나 SNS에서 개인별로 추천하는 콘텐츠는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만 선별해서 보여주는 방식인 것이다.

 


언택트 시대에 대처하는 방법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골디락스 가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숲속에서 길을 잃은 골디락스는 곰의 집에 들어가 곰이 끓여놓은 뜨거운 수프, 차가운 수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세 가지의 수프 가운데 세 번째 것을 먹고 행복해한다. 이처럼 ‘골디락스’는 적정하고 이상적인 상태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된다. 온라인이나 언택트 기술도 마찬가지다. 기술을 지나치게 맹신하고 추종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면과 비대면, 인공지능과 사람의 적절한 결합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황금비율을 찾는 일은 언택트 시대를 지혜롭게 준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신앙생활에서도 비대면 기술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있지만, 하나님 사랑 안에서 성도 간 서로 교제하고 소통하고 배려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에는 무엇이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준영 집사
노원교구
『트렌드코리아2021』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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