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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 애니아의 집에는 작은 예수님들이 있습니다

작성일 : 2020-12-02 12:39

‘애니아의집’에서는 해마다 연말이면 1년 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모시고 기쁨과 감사의 성탄 예배를 드린다. 행사를 준비할 때마다 우리는 늘 고민에 빠지곤 한다. 애니아의집 가족이 악기 연주를 할 수도 없고, 연극공연을 할 수도 없고, 율동도 할 수가 없으니, 초대한 손님들께 보여드릴 이벤트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 우리는 함께 머리를 맞댔다. 어떻게 하면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나누고 고민한 끝에 애니아의집 가족만의 독특한 성탄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먼저 줄거리를 짜고 출연 계획과 연출, 소품 제작 등의 과정과 일주일간의 촬영을 거쳐 우리는 어설프고 다소 산만하지만 소박한 애니아의집 가족의 성탄 메시지 동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아침 경건회 후 다 같이 모여 시사회를 가졌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우리는 영상물의 완성도보다 준비 과정 중에 부어 주셨던 풍성한 은혜로 기쁨의 축제를 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쁨이 성탄 예배에 참석하신 모든 분께 충만하게 전해졌으리라고 믿는다.


2020년 올해도 우리는 동일한 고민을 한다. 표현에 제약과 한계가 많은 애니아의집 가족이 어떻게 하면 고마운 분들께 성탄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특히 올해는 장애인요양시설에 대한 강력한 코로나 방역 대책 때문에 고마운 분들을 초대하지도 못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아의집 가족을 염려해 주시고 장애인복지 사역에 동참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올해도 변함없이 감사의 마음을 넉넉히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지 벌써 1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애니아의집이 겪은 코로나19 상황을 돌아본다. 갑자기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외출도 방문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일상이 단절되어 답답함과 고립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장애인들이 먼저 코로나에 감염될 확률보다 직원들을 통한 감염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직원들도 대부분 예방적 자가 격리 생활을 해야만 했다. 우리는 코로나가 창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금방 끝나지 않겠구나! 그렇다면 손 놓고 끝나기를 기다리기보다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이러한 팬데믹 상황은 사회적 약자인 시설 장애인들을 더욱 고립되게 할 수 밖에 없기에 기도하며 장애인들의 안전과 행복한 일과를 위해 고민을 거듭해야만 했다.


시설 내부에서도 층간 이동을 금지했고 되도록 생활 단위 외의 사람들과는 접촉을 피했다. 그러다 보니 애니아 가족끼리도 서로 만나기 어려워지고 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4월 장애인의 날 행사를 ‘보이는 라디오’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시도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서로의 모습과 소리에 집중하기 어려워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9월 두 번째 온라인 프로그램 ‘온라인 데이’에서는 생활 단위별 확실한 의사소통을 위한 갖가지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기기 사용도 원활해져서 한층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고, 각종 외부행사도 원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었다. 가을 나들이는 놀이공원에 가는 대신 애니아의집 안에 바운스 놀이기구를 설치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백화점과 마트를 우리 시설 안에 꾸며 외출하는 기분이 들도록 했다. 캠핑을 못 나가니 옥상 하늘정원에 텐트를 치고 조명을 달아 삼겹살을 구우며 캠핑 기분을 냈고 카페를 만들어 멋진 브런치도 즐겼다. 반응과 만족도는 백 점 만점에 백 점! 역시 몸을 움직여야 활력이 생기고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였다.


시설 방역도 큰 과제였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설 방역은 전문 업체에 의뢰하면 좋겠지만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우리 직원들이 1일 2회 이상 전체 시설에 대한 방역을 실행했다. 덕분에 이제는 방역전문가들이 다 되었다. 또 한가지 큰 변화는 마스크 쓰기의 일상화였다.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사용할 때만 해도 마스크를 쓰고 장애인들을 돌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능숙하게 숨을 쉬고 일을 하며 원활한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장애인 가족의 일상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직원들이 단합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우리만의 자신감도 생겼고 우리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제 어떤 팬데믹이 와도 열심과 성실함으로 이겨낼 것이다. 우리 삶의 과정과 상황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가르침을 본받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따를 것이다.


애니아의집 가족에게는 우리가 온전히 다 헤아릴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깊은 장애의 고통과 아픔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내려놓고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할 때 비로소 찾아와 일하신다.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작은 예수님을 대하듯 애니아의집 가족을 귀히 여기고 감사히 여기며 각자의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예수님 오심으로 이 땅에 평화가 찾아왔듯 애니아의집 가족에게도 코로나를 잊고 예수님의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성탄절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조지영 집사
중구·용산교구
영락애니아의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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