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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

작성일 : 2020-11-05 09:46 수정일 : 2020-11-05 10:21

 

저는 영락 수련원의 길을 매일 걷습니다. 출근하면서 걷고, 기도하면서 걷고, 아무 생각 없이 걷기도 합니다. 한번은 무심코 길가에 피어오른 하얀 꽃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꽃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꽃이 이전부터 있었다면 이 길을 수십 번을 오가면서도 ‘나는 왜 이 꽃을 보지 못했을까?’ 라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꽃은 분명 하루아침에 피지 않았을 텐데, ‘나는 왜 생명이 움트는 힘찬 생명의 소리를, 햇살 머금고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익숙함’ 때문이었습니다. 익숙함은 정감 있는 편안한 단어이기는 하지만, ‘새로움’에 있어서는 끝없는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9월 15일 영락 수련원에서 진행되었던 <포이메네스 온라인 공개강좌와 대담>에서 영성 강의를 하신 유해룡 목사님은 ‘일상의 신비’를 날마다 경험해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시간이 우리에게 안식을 가져다주는 하나님의 신비로 가득 찬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함을 강조했습니다.1


이처럼 일상의 신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들을 발견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꽃이 있었지만, 꽃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냈던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는데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깨닫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반면에 주님께 주의를 기울이면 익숙함으로 인해 보지 못했던 주님의 선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아가 우리와 함께 거하시고, 우리를 통해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시는 주님을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일상의 신비는 놀라운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선물
이렇게 일상에서 주님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의 일상은 특별한 삶이요, 부름받은 삶이 됩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의 삶은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 속에서 일상에서 함께하시는 주님은, 우리에게 변화를 요청하십니다. 세속적인 것과 익숙한 것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주님께로 향하고 주님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주십니다.


이 신비에 머물기 위해서는 영성훈련이 필요합니다. 영성훈련은 영적 성장과 영성 형성을 위한 수단으로써 기독교 전통 안에서 발전된 여러 가지 수련 방법들(exercises)입니다. 영적 독서(lectio divina), 영성 지도, 금식, 환대, 말씀 암송, 섬김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훈련’을 뜻하는 영어 단어 ‘discipline’은 어원적으로 ‘disciple (제자)’, ‘discipleship’(제자도)이라는 단어들과 관련됩니다.2 다시 말해 영성훈련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더욱더 하나 되어가는 삶을 지향하는 훈련’입니다.


우리는 영성훈련을 통해 주님을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하고 더 따르는 은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지속적인 은총이며, 날마다 새롭게 창조되는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성령으로 우리 안에 계시며, 우리의 마음을 밝혀주십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사시며, 일상의 신비로운 일들을 완성해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울은 이를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2:20) 이렇게 일상생활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인식하며 우리는 주님과 동행하게 됩니다.


누가복음 19장에 나오는 삭개오의 모습을 보면, 삭개오는 나무 위로 올라가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삭개오는 능동적으로 나무 위로 올라가는 노력을 했고, 예수님은 나무 위로 올라가 있는 삭개오를 찾아오셔서 삭개오를 만나주셨습니다.

 


영성훈련으로 주님과 동행
우리에게도 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능동적인 노력, 곧 훈련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예배하고 기도하는 자리에 나아가고,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게으름이나 욕심과 씨름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 그분의 말씀을 경청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서 삶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께서 나를 만나주시도록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신앙은 내 노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채워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의 문을 열어 하나님을 향할 때,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사도 요한을 통해서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


우리는 지금 특별한 상황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가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영적으로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때에 현실에 안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더욱더 주님 앞에 나가야 합니다. 영성훈련을 통해 날마다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발견해야 합니다. 영락수련원에서는 성도님들이 일상의 자리에서 영성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온라인 말씀묵상기도’와 ‘온라인 영적 독서’를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은 일상의 모든 순간에 우리와 교제하고, 우리를 돕기 원하는 마음으로 불타오르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용기를 냅시다. 아무리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일상의 삶에서 우리 안에 빛을 비추시는 주님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주님과 함께 걸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밟은 그 발자취는 선명하게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신대군 목사
영락수련원

     








 

 

1 포이메네스 영성아카데미, 『2020 포이메네스 온라인 공개강좌와 대담』, 11p
2 영성연구회 「평상」, 이강학 책임편집, 『오늘부터 시작하는 영성훈련』 (서울: 두란노, 2017), 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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