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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섬김의 미학

작성일 : 2020-11-04 15: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45)

 


어느덧 2020년도 여름이 가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한 폐렴이 발병한 지도 벌써 열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 교회는 건물 폐쇄와 비대면 예배를 반복했습니다. 교회가 멈추면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예배와 각종 모임, 활동들이 금지되었고 이러한 돌발상황 속에서 우리는 각자가 섬기던 자리를 잠시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맡은 직분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 상황이 개인의 신앙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겨울 교회에서 대학부 수련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장소도 제한되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도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준비한 수련회였지만 진행하는 중간중간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장 필요한 물품이 없거나 외부 사정 때문에 준비한 프로그램을 갑자기 대체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회는 준비한 프로그램과 예배에 참여하기보다 다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저녁 집회 때도 온전히 예배에 참여하지 못했고 집회 이후에 있을 일정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물론 학생회의 자리가 섬기는 자리로서 개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애쓰는 위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수련회 첫날부터 일정에 참여하지 못하자 섬길 수 있음에 감사하기보다 그냥 참여자로 준비된 자리에 와서 은혜를 받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은 주일 예배를 준비할 때도 들었습니다. 금요일 주보 발주, 토요일과 주일 아침 예배 준비, 예배 후 예배당 정리와 마무리까지…. 주보를 만들기 위해 금요일 오전은 무조건 공강으로 비워야 했고 토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개인적인 일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에 불평이 쌓여갔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모든 일이 다 필요 없는 비대면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교회에 가지 못하고 예배를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저는 힘들게만 느껴졌던 섬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저는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에는 제 비전이 ‘섬김’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하나님이 저를 위해 예비하신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1학년 때 교사교육을 신청하고 교육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유아부 교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어려워하는 저로서는 좋은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그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평일에는 학교, 주일에는 교사교육과 대학부 예배, 유아부 교사의 역할을 모두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2학년이 되고 학교 학생회와 토요일마다 소망교회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돌보는 활동까지 하게 되면서, 일주일 내내 쉴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제 신앙에는 빨간불이 들어왔고 주일에 교회 가는 것이 일하러 가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일에 섬길 수 있음에 감사하기보다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버티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부 학생회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이것이 하나님이 주신 또 하나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을 놓치고 봉사하기보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내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섬기는 것은 제 신앙을 다시금 돌아보고 확립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주일에 교회에 오는 것이 즐겁고, 주일 봉사가 주는 부담감 보다는 기대와 소망이 앞서게 됩니다. 섬김의 기쁨과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정인 성도
대학부 에스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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