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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0」 종교개혁의 전통과 기독교 교육을 위한 교훈

작성일 : 2020-09-30 13:07 수정일 : 2020-09-30 13:47

무엇이 진정으로 다음 세대에게 ‘잘해주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말씀, 생명의 말씀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거듭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

 


1. 잘해주는 것으로 충분합니까?

 

종교개혁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vin)은 자신이 스위스 제네바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동지 기욤 파렐(Guillaume Farel)에게 보내는 편지 가운데 자신의 신앙을 다음과 같이 고백했습니다. “주님께 나의 심장을 드리나이다. 즉시 그리고 신실하게!” 기독교교육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칼빈은 무엇보다 자녀들이 올바른 기독교 교육을 받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그는 어린이들을 위한 요리문답을 만들어 훈련하는 일에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기독교교육의 길, 신앙교육의 길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그저 교회를 떠나가는 다음 세대의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든 ‘잘해주어서’ 떠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형편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다음 세대에게 ‘잘해주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말씀, 생명의 말씀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거듭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

 

2. 복음으로 거듭난 삶을 살기 위해 저항하십시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거듭난 삶을 살도록 돕는 기독교교육을 수행하기 위해 종교개혁의 역사가 전해주는 몇 가지 전통을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종교개혁의 동력인 ‘저항(protestant) 정신’의 전통입니다.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보다 2백 년 전부터 중세 교회에 대항해 개혁을 외친 이들이 있었습니다. 비록 잔인하게 제압당했지만, 2백 년에 걸친 그런 기간은 전혀 헛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왈도파는 청빈과 금욕을 내세우며, 성직자와 귀족들이 장악한 제도 교회와 대조되는 실천적 영성을 추구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생활을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며, 열심히 기도 생활을 영위했고, 사람들에게 칭찬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14~16세기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등장한 ‘데보티오 모데르나(devotio moderna, 근대적 헌신)’ 운동은 평신도 신앙 운동이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사제들의 ‘지적 무지’와 ‘영적 나태’에 반발해 평신도 수도원을 세워 영성 운동을 하고, 지성 운동을 위해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를 가르쳤으며 고전을 읽도록 하는 학교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들 덕분에 북유럽 지역에 고전어를 읽을 수 있는 지식이 보급되었습니다. 그들이 읽었던 고전들이 바로 그리스와 로마의 인문학 저술들이었고,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 사본들이었습니다. 종교개혁은 복음과 말씀의 재발견으로 인해 촉발된 각성운동이며, 복음과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개혁과 저항운동이었습니다.

 


3.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고, 말씀을 통해 삶을 바라보십시오.
둘째는 ‘말씀 중심’의 전통입니다. 종교개혁의 핵심 교훈을 흔히 다섯 개의 ‘오직(Sola)’으로 요약합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오직 성경’은 단순히 성경을 소중히 여기고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에서 최종적 판단의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을 때, 중세 교회는 ‘교황권’ 혹은 ‘교회의 전통’이라고 대답했지만, 개혁자들은 삶과 신앙의 최종적 근거가 ‘성경’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교회의 전통’과 ‘성경의 가르침’이 모순되거나 충돌을 일으키면 개혁자들은 당대 최고 권력인 교황권을 성경의 권위 앞에 굴복시켰습니다.

 


그리고 개혁자들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누구나 성경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라틴어 성경을 자국어로 번역해서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하고,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로 설교해서 누구나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숨을 바쳤습니다. 종교개혁을 통해 모두가 성경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자신을 말씀 앞에 세우며, 말씀에 합당한 삶, 복음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한 것입니다.

 


4. 인격적이고 진정성 있는 믿음의 고백을 이루어가십시오.
셋째는 ‘믿음(신앙) 고백’의 전통입니다. 종교개혁의 ‘오직 믿음’이라는 고백은 신학적으로는 ‘이 신칭의(以信稱義)’로 알려진 내용입니다. 인간이 선한 행위를 통해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개신교 구원론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학적 의미뿐 아니라 ‘믿음’은 우리가 흔히 ‘양심’이라고 말할 때 상기되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즉 믿음이란 어떤 외부의 강요나 위협으로 강제할 수 없는 각 개인의 고유한 신념입니다. 믿는다는 행위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속한 것이기에 침해되어서도 안 되고, 무시되어서도 안 됩니다. 종교개혁은 신앙이란 것을 중세의 ‘집단적 개념’에서 근대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개념’으로 바꾸었습니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 하는지 물으신 후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 16:15)라고 각 개인의 답을 물으십니다. 이때 베드로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마 16:16)라는 신앙고백을 하면서 참된 믿음의 내용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이 대목은 베드로가 고백한 그 믿음의 내용만큼이나 ‘나는 이렇게 믿는다’는 주체적이고 인격적인 신앙고백의 중요성을 잘 드러냅니다.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이런 주체적인 사고와 진정성 있는 내면적 고백의 중요성이 강화되었습니다.

 


5.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합니다.
노르만 하퍼(Norman E. Harper)는 기독교교육이 하나님 형상을 닮아가는 것이며, 점점 더 변화되어 전인적으로 그리고 모든 면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피할 수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러한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 변화는 필수적입니다. 변질하지 않고 변화하기 위해 우리는 개혁의 길을 가야 합니다.


종교개혁의 전통은 교회를 향해 쉼 없는 개혁을 요구하고 교훈합니다. Ecclesia semper reformanda(The church reformed, always reforming).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은 쉽지 않습니다. 개혁은 늘 결단을 요구하며, 또한 무언가 하기를 결단했으면 반드시 다른 무언가에는 저항해야만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 복음에 합당한 삶을 가로막는 것들에 대해 저항해야 합니다.


그저 잘해주는 것, 괜찮아 보이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라,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고 말씀을 통해 철저히 삶을 돌아보는 교회와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말씀의 인도하심을 따라 인격적이고 진정성 있는 믿음의 고백을 계속해서 다음 세대와 함께 개혁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윤석 목사
분당 갈보리교회 교육 담당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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