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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하나님의 법이 지배하는 나라를 기도하며

작성일 : 2020-06-30 14:23 수정일 : 2020-06-30 15:12

 

종교적 박해를 피해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발을 디딘 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을 연상시킨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새로운 세상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공동체의 율법으로서 헌법을 제정했다.


이렇게 청교도들이 세운 국가, 미국의 헌법은 1787년에 탄생했다. 미국 헌법전문은 “우리들 합중국 인민은 보다 완벽한 연합을 형성하고, 정의를 확립하고, 국내의 평안을 보장하고, 공동방위를 도모하고, 국민복지를 증진하고, 그리고 우리들과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유의 축복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 미국연방헌법을 제정한다”라고 쓰고 있다. 제정된 지 200년이 훨씬 넘은 미국 헌법은 한 번도 개정되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만 수정헌법의 형식으로 조항 몇 개를 추가했을 뿐이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공산주의의 사상적 공세를 피해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역사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나 미국을 건국한 초기 청교도들의 역사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의 부국강병을 위해 기독교를 보호했고 한일합방 후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3·1 만세 운동과 독립운동을 주도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세워나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헌법 제정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완전한 서구식 기독교 국가로 건국하려고 했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5월 31일 임시국회 의장으로서 제1대 국회(제헌국회)를 개원하기에 앞서 목사이던 이윤영 의원에게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부탁했고 7월 24일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서했다. 우리나라를 보호하시고 축복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역사의 장면들이다.


1948년 7월 17일 제정·공포된 뒤 9차의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 우리 헌법은 개인의 자유 보장과 민주적 권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천부인권(天賦人權)으로서의 인간의 기본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 등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공의로운 나라,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 모든 국민이 평화롭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 국제적인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는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나라가 아닐까 생각된다.


믿음의 선조들이 세운 나라인 미국은 큰 번영을 일구어 냈고,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그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2015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대법원이 십계명이 새겨진 기념물을 주 의회 의사당 부지에서 철거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미국 전역에서 인정토록 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린 지 나흘 만에 나온 것으로 미국의 탈 기독교화 경향의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최근 미국이 보여 준 모습은 더욱 안타깝다. 세계적인 경제 대국에 걸맞지 않은 낙후된 국민 보건의료체계, 경찰관의 흑인 폭행 사망 사건에 이은 폭동과 약탈 사건은 과연 미국이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보편적 자유와 평등이 살아 숨 쉬는 나라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불교와 유교적 전통이 지배하던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은혜로 천만 기독교인의 나라가 된 것은 실로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최근의 반기독교적 입법화 경향이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성적 지향과 제3의 성을 포함한 성 평등 이념을 적극적으로 확산하는 법률, 종립 사회복지법인 내 종교활동을 금지하는 법률, 군대 내 동성애 옹호 법률, 인공 임신 중절을 허용해 생명윤리를 훼손하는 법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반기독교적, 반성경적 법률의 제정 시도가 있고 사회적 지지를 얻어가고 있다.


30여 년 전 법과대학 기독학생회 모임에서 현실의 법과 하나님의 법이 충돌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는 주제를 가지고 기독 법률가들이 열띤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다 할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현실 세계에 발딛고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은 그러한 반성경적 법률이 세상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현실의 법률이 하나님의 율법을 완성하기에 부족한 부분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해석론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던 것 같다.


오늘 다시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떠한 사회참여를 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된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이름으로 법률 제정·개정을 통해 반기독교적 입법을 너무 손쉽게 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법률제정과 개정에 맞서 깨어 기도하며 입법 반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만들어지는 법률이 하나님의 통치원리의 틀 안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교계를 중심으로 좀더 체계적으로 사회 법률을 연구하고 입법 동향에 대응해야 한다.


십계명은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이래, 후대에 이스라엘의 모든 율법의 기초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토착민들로부터 자신들의 신앙과 생활양식을 지킬 수 있도록 십계명과 율법을 주셨지만, 여호수아가 죽은 후, 사사의 시대에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 말씀의 통치를 거부해 그들 생각에 옳은 대로 행하게 되면서 세상 나라와 섞이게 되는 세속화의 길을 걷고 말았다.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법을 어기고 사람들이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던 당시와 같은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땅의 자유와 평화, 인간존중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고 생명의 성령의 법으로 이 땅이 통치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하나님의 법이 이 땅에서 실현되고 공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드린다.

 

 

 

 

 

강상진 안수집사
중구·용산교구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