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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평범한 일상, 하나님의 은혜였구나

작성일 : 2020-06-29 23:30 수정일 : 2020-06-29 23:41

 

우리를 둘러싼 전염병이 이어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가정마다 마련돼 있고, 예배당·사무실·엘리베이터·경비실을 비롯하여 주변 곳곳에 손 세정제가 비치되는 등 개인위생을 위한 제품이 우리를 둘러싼 것입니다.


회사에서 잠깐 쉬는 중의 대화에 어젯밤 드라마 내용보다 건강 이야기가 앞서 나오는 것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고, 아침에 가장 먼저 챙겨보는 뉴스는 프로야구 기사에서 재난 관련 소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업무를 위한 미팅에서 인사말처럼 쓰이던 미세먼지 농도의 자리 역시 다른 이슈로 바뀐지 오래입니다.


시야를 주변으로 넓혀 보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탓에 보건소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오류와 심심함을 토로하는 지인이 있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쇼생크 탈출’에 성공한 것을 SNS에 올리고 축하를 주고받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영락교회를 다니면서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모습을 매주 마주합니다. 체온측정을 위해 성도들이 줄 서서 팔을 내밀고, QR코드 스캔으로 ‘삑’ 소리가 나면 교회 입장이 허락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교회에서도 새로운 일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예배당에서는 어르신들이 사탕 포장을 벗기는 바스락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익어가는 벼처럼 고개가 떨어질 때면 깨워주던 알람이 사라진 것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찬양하다 높은음이 나오면 ‘엘리 엘리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를 읊조리게 되는 것도 씁쓸한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료진을 향해 고마움을 표하는 ‘덕분에’ 캠페인이 이어지는 등 우리 사회에서는 그간 보기 드물었던 현상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임직원들과 ‘덕분에 챌린지’에 참가했던 한 기업인은 “세계적 재난에 맞서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 덕분에 오늘도 유지되는 우리의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그간의 평범한 일상이 무료한 듯 보여도 사실은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누린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쓰레기 분리를 위해 집 앞에 잠시 나갈 때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고, 혹시 모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감기를 피하려고 노력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식당에서 마음 편히 식사하고, 장소 제약 없이 놀러 갈 수 있었던 것도 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설정을 해제하기 전까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확진자 관련 문자를 받는 것이 조금은 귀찮았지만, 가족들과 주변 분들이 별 탈 없이 지내는 것도 감사의 제목으로 부족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시간이 됐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놓고 그 결과가 매일같이 나타났음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것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와 공동체도 이전보다 더욱 소중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들을 귀히 여기라는 말씀을 들어왔음에도 매 주일 경험한다는 이유로 체감도가 덜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처럼 몇 주간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부서원들에게 “오늘 성경공부 모임은 쉽니다”라는 카톡을 보내면서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것이 개과천선의 계기가 된 셈입니다.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또 다른 기도 제목이 생겼습니다. 취업의 길이 막혀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20·30세대를 보고 있으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몇 년간 대한민국 기간산업 현장과 정부 부처를 출입하는 기자로 지냈지만, 감사함을 잊어버린 탓에 돌아보지 못했던 일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눈에 밟힌 것입니다.


실제로 통계청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만 6,000명 줄어드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IMF 사태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하락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결혼과 내 집 마련의 꿈이 시드는 등 도전이 아닌 포기가 일상으로 굳어진다는 우려마저 불거지는 상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 돼라”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위정자들에게 지혜를 주시옵소서”라는 기도에 그저 “아멘” 한마디 하는 것으로 그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씀에 순종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시불태우는 여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나광호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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