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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무익한 종을 단련시킨 40년…감사 또 감사

작성일 : 2020-06-29 23:02

세월이 이렇게…


근속 40년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임을 고백하며 돌아봅니다.


처음 교회학교에서 맡았던 아이가 올해 50살, 고등학생 학부모가 되었다.


지난 2주간 생각이 참 많았다.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고 나의 스승이었던 제자들을 찾아보고….


7살 처음 교회 갔을 때 선생님은 생각나지 않는다.


국민학교(내 유년시절은 국민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나를 가르친 윤의광 선생님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은퇴 목사님이 되셨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내가 아이들의 스승이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의 스승이었다. 나의 에너지였고 기도를 가르친 선생이었고 흔들릴 때 나를 견고하게 하는 힘이었고 절망으로 몸부림치는 시간을 만들기도 했다.


유년부 교사로 있을 때였다. 오빠 가정을 전도하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 조카를 매주 데리고 나오던 분이 계셨다. 주일 아침 먼 거리의 오빠 집에 가서 조카딸을 데리고 유년부에 오셨다. 담임을 맡은 2년 동안 함께 그 가정을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초등부로 올라가고 몇 년 뒤, 아빠가 함께 교회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학부는 특별한 인연으로 가게 되었다. 1996년 대학부 박광준 장로님께서 후원하셔서 대학생 12명과 태국 비전트립을 다녀왔다. 선교부 추천으로 대학부 학생들과 석 달을 준비해서 떠났다. 그 걸음이 인연이 되어 대학부로 가게 됐고 함께 깊은 신앙 이야기와 삶을 나누고 캠퍼스를 찾아가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함께했다. 새벽 2~3시에 전화해서 깊고 어두운 고민을 나누고, 방학이면 같이 여행하며 일상의 자리에서 주님과의 동행을 가르치고 싶었고, 함께하며 웃고 울고 이렇게 시간이 지났다. 지금 그들은 너무도 훌륭한 중년의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등부에 있을 때 잠시 만났지만 지금도 가끔 기도하는 아이가 있다. 기관에 있던 아이인데 석 달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곳 담임선생님에게 몇 번 부탁하여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을 알게 되었다. 멀리서 얼굴을 확인하고 시간 날 때마다 그 아이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 멀리 서서 기도하다 돌아오곤 했다. 하루는 그 아이가 다가와 인사를 하며 다음 주는 꼭 교회 오겠다고 이야기했다. 2주 후 베다니홀에 들어서서 “선생님”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손을 흔들던 아이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아이는 더 어려운 곳으로 갔고 그 이후 기관을 통해 들은 소식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당시 임영수 위임목사님께서 교육부 교사들이 한 부서에 머무르지 말고 순환하라는 말씀에 따라 유년부, 대학부, 고등부, 중등부를 돌았다. 친한 교사들과 함께 움직이지도 않았고 기도하며 부서를 돌았다. 소심한 나는 부서를 옮길 때마다 힘들기도 했다. 이미 수년씩 혹은 수십 년씩 친숙해져 있는 공동체에 덩그러니 혼자 들어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는 어쩌면 아이들과 더 친밀하게 되는 바탕이 아니었나 싶다. 교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지금은 중등부 때 제자들이 같이 교사를 하고 있다. 제일 큰 보람이다. 40년의 세월 동안 철저한 절망의 시간도 있었다. 아무리 기도를 하고 정성을 들여도 튕겨 나가던 아이들. 이제 교사를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했던 시간들. 중등부는 넘치는 에너지로 시한폭탄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너무 좋다. “쌤!”하며 아이들이 달려와 안길 때면 온몸에 에너지가 찬다. 교육 주일 40년 근속패를 받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은퇴할 시기를 놓고 기도하는 중이었는데,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내 생각대로 마옵시고, 민감하게 떠날 시간을 알게 해주소서” 기도했다.


나의 스승이었던 제자들에게, 언제나 지지자였던 남편에게, 이제는 교사의 길을 함께 걷는 아들에게 이 감사패를 드린다. 무익한 종을 좋은 선생이 되게 해준 지난 시간의 모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이영숙 권사
중등1부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