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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모이지 못 하기에 더 애틋한 구역예배

작성일 : 2020-06-29 22:20 수정일 : 2020-06-29 22:30

지금까지 10여 년간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는 저는 생소한 구역으로 파견된 구역장이었습니다. 이화여대 건너편 산동네로, 대흥동 사거리, 서강대 뒤편 비좁은 골목에 위치한 미로와 같은 주택지였습니다. 주소를 들고 진땀 나게 찾아야 하는 난(難) 코스였습니다.


유독 생각이 나는 두 가정이 있습니다. 평소에 함께 교제했던 구역이 아니었기에 구역 식구에게 다가가기도 서먹했습니다. 그 성도님은 대장암 수술을 세 차례나 받으셨고, 그래서 그런지 경계의 눈빛까지 보이시는 부드럽지 않은 성품의 할아버지 성도님이셨습니다. 게다가 부인 권사님은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이 안 좋으셨고 요양사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가정이었습니다. 환자 심방이 그 어떤 심방보다 우선이었기에 다른 가정보다 좀 더 세심하게 섬겼습니다. 그 가정에서 구역예배를 드리게 된 첫날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첫심방 때 저는 가정식 오찬을 준비해 갔습니다. 항암치료로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하셨던 할아버지 성도님께서 잘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큰 기쁨이 있었으며, 매달 새로운 메뉴의 음식을 준비해 가서 구역예배를 드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힘든 몸을 이끌고 택시를 타고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오시는 날들도 많아졌습니다. 행복한 구역예배는 재개발로 인해 다른 구역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가정입니다.


또 한 가정은 두 아이를 가진 30대 초반의 성도님 가정이었습니다. 과중한 업무의 연속으로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없어 안타까워하며 예배를 사모하던 성도 내외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으로 우뚝 선 가정을 보면서 흐뭇하고 기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지금 성도님은 집사 직분을 받으시고 상담부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연소로 구역예배에 참여했던 꼬마는 소년부로 성장해 믿음의 재목으로 잘 자랐습니다. 교회에서 어쩌다 마주치면 그때 당시의 저의 구역장 모습을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덕에 구역장으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대심방을 서로 청해서 늦은 시간까지 피곤함을 뒤로하고 심방을 다니던 때가 참 그립습니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요즘, 구역예배를 더 사모하게 됩니다. 또 구역예배를 드리고 싶지만, 사정상 함께 모이지 못하는 가정 구석구석에 『만남』을 들고 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배드릴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이순옥 권사
마포·영등포교구 62구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