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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나라 사랑, 특권입니다

작성일 : 2020-06-02 13:29 수정일 : 2020-06-02 22:53

 

1938년에 미국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사회자가 강사를 소개했습니다.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기 때문에 그를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라고 하겠습니다. 이분도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이분은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이름, 태어난 날도 모르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소개처럼 그날의 강사였던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는 부모도, 출생일도, 이름도 몰랐습니다. 그의 부모는 흑인 노예였습니다. 그의 어머니 메리는 13살 되던 해 모세스 카버의 집에 팔려갔는데, 카버 씨는 메리를 돈을 주고 데려온 데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후 메리는 자일스와 결혼해 자녀를 낳았으나 두 아이는 어려서 죽었습니다. 그 후 아기가 다시 태어났으나, 자일스는 작업 중에 통나무에 깔려 죽고, 메리는 폭도들에게 끌려가 어디론가 팔려갔습니다.


갓난아기를 키운 사람은 모세스 카버와 아내 수잔이었습니다. 카버라는 이름도 이런 연유로 생긴 것입니다. 그 후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받은 차별은 견디기 힘들었지만, 배우고 연구해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결심이 확고해 막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 최고의 농업학자가 되었고, 특별히 땅콩 박사로 불릴 정도로 콩에 관한 연구에 몰입했으며, 목화 농사로 피폐해진 남부의 농토를 땅콩 농사를 통해 획기적으로 바꾸었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미국 의회에서 강의할 때에도 입을 옷이 변변치 않을 정도로 검소했습니다. 그는 영국왕립예술협회원이 되었고, 1990년에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미국을 사랑했습니다. 1942년이 저물어 갈 무렵 병석에 눕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며칠 안 되었을 때, 그는 학원장 페터슨 박사에게 한 뭉치의 미합중국 국채를 내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국채를 우리 재단에 넣어주세요. 내가 국채를 산 이유는 피부색은 나라를 사랑하는데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듬해 1943년 1월 5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사실 미국은 그가 사랑할 만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조상들을 노예로 부린 나라이며, 부모를 비참하게 만든 나라였습니다. 카버 박사 자신도 강사로 초대받은 자리에서 식사조차 대접받지 못해 굶는다던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여러 시간을 헤맨다던지, 노골적으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오히려 그가 원한을 품을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을 위해 국채를 샀고, 피부색에 상관없이 나라를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는 땀 흘려 노력해 얻은 과학적 지식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개인과 기업에 아낌없이 제공했으며 흑인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도왔습니다. 카버 박사에게 나라 사랑은 의무인 동시에 특권이었습니다.


카버 박사는 그리스도인이 참된 애국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는 역시 흑인 노예 출신이었던 마리아 왓킨스가 준 낡은 성경을 평생 읽었으며 철저히 믿었습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그 모든 지식을 어디서 배웠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성경”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철저한 그리스도인이요, 학자요, 애국자였습니다. 그는 정직하게 땀 흘려 노력했으며 그것으로 나라를 사랑했습니다.


6월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입니다. 올해는 그 70주년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나라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국민은 그 어떤 국가의 국민보다 나라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정치와 사회 현상에 대한 높은 관심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관심은 나라 사랑이라기보다 종종 이기적 욕심에 의해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직한 수고를 통해 일상의 애국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여론몰이나 이념대결이나 특정 정치 흐름에 경도되는 애국에서 탈피함으로써 나라를 사랑하다가 미워하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대신 먼저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으로 삼는 백성은 복이 있다는 말씀을 믿고, 하나님을 바르게 경외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맡겨진 소임에 충실해 그 열매로 사회에 봉사해야 합니다. 정직한 사회인으로 살아감으로써, 작아 보이지만 위대하고, 조용하지만 큰 혁명을 가져오는 애국을 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성실하게 하루하루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라 사랑은 요란한 구호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릎 꿇어 드리는 간절한 기도와 한 시민으로서의 성실한 삶을 통해 이루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생태계는 늘 변할 것입니다. 좋아지거나 악화될 것입니다. 각자의 생각에 맞게 갈 때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나 파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배는 늘 그 위에 떠서 목적지로 항해하듯이 우리의 애국도 그러해야 하겠습니다. 복음통일의 역량을 키워가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되도록 기도하면서 더욱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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