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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거룩한 부담감

작성일 : 2020-06-01 17:47 수정일 : 2020-06-01 18:02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 25:29)


이 말씀은 어떤 주인이 타국에 갈 때 종들의 재능대로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난 후 돌아와 결산하며 하는 말입니다.


이 달란트 비유를 읽을 때마다 ‘나는?’이라는 물음에 마음이 답답하고 두렵기까지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일을 행하기가 이렇게 힘들고 자꾸 피해 가고 싶은 것일까? 나는 진정으로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자아비판을 하며 헤매던 어느 날 설교시간에 ‘거룩한 부담감’이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부담감이라는 것은 떨쳐 버리고 내려놓고 싶기만 한 감정인데 거룩한 부담감은 왠지 나에게 도전 의식을 주며 무엇을 행하게 하는 동기부여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무엇을 행하지 못하는 자책감보다는 거룩한 부담감으로 그 일을 완성해 나가고 싶은 열정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점점 구역장을 세우기 힘들어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 믿음의 후배들께서 용기 내어 결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 구역의 일들을 통해 느낀 몇 가지를 나누면서 예비구역장님들도 이처럼 구역 현장에서 은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벌써 돌아가신 지 4년이 다 되어가는, 어느 은퇴 권사님 댁 막내 따님의 호스피스 병동 투병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나가는 소리로 들은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며 깨달아 가는 중요한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 막내 따님은 말기 암으로 3개월가량 입원해 있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극심한 고통은 진통제를 맞은 지 30분도 안 되어 다시 찾아와 환자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후로는 환우를 위한 기도 중에 “극심한 고통 중에 있을진대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감하여 주옵소서”하는 기도를 간절하게 정말로 간절하게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3개월을 한시도 병상을 떠나지 않고 지키신 큰언니 권사님이 육체적 돌봄만이 아니라 동생에게 구원의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영혼 구원을 위한 사랑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 집에서 쉬시라는 가족들의 권유도 뿌리치고 딸 곁에서 애통해하시는 어머니 권사님에게는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또 한 분 재작년 12월 말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은퇴 권사님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남』을 가지고 찾아뵈면, 항상 소녀같이 웃으시며 함께 앉아 지나온 어려웠던 시절을 신앙으로 극복하며 응답받았던 이야기를 하시며 하나님과 교통하는 모습을 보이셨고 기회 될때마다 전도하셨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재산도 어느 정도 모으셔서 매년 일정액의 선교헌금도 하셨고 돌아가신 후에는 자녀들을 통해 거액을 교회에 헌금하셨습니다. 이 모습들 속에서 주님이 주신 물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본이 되어 주셨습니다.


또 한 가정은 시어머님이 타 교회 권사님이셨고 아들내외와 손주들은 우리 교회에 나오는데 며느님이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시어머님이 손주를 돌보는 가정으로 『만남』을 들고 방문하면 어느 때는 시어머님이 계시고 어느 때는 며느님이 계셔서 두 분과 각각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 이미 예견되는 갈등들도 있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자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시며 어떻게 해서든지 건강한 신앙생활, 적극적인 믿음생활을 하도록 권면하고 계셨고, 며느님은 그 권면을 적극적으로 따르지 못하는 것을 죄스러워하면서도 시어머님의 헌신에 늘 감사하며 자녀들을 믿고 맡기고 있었습니다.


이 가정에서 제가 배우게 된 것은 시어머님의 기도생활입니다. 타 교회 권사님이신데도 우리 교회 기도원을 친정이라 부르실 만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시며 하나님께 마음을 토하며 살아오셨습니다.


이외에도 구역 가정들의 생업, 건강, 가족 구원 등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나갈 때 주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하실 것을 믿고 주님을 찬양합니다. 반면한 번도 대면하지 못하고 떠나버린 구역원도 있습니다. 이 젊은 아들이 어디에 있든지 주님의 길을 떠나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주신 달란트를 묻어버리는 어리석은 종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나에게 주신 거룩한 부담감을 이루어 나가려고 애쓸 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종이 되고 싶습니다.

 

 

 

 

 

김혜옥 권사
동대문·중랑교구
12구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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