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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 그 무섭다는 중2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작성일 : 2020-05-09 12:35 수정일 : 2020-05-09 15:13

[ 중등부 ]

 

교사양성반 수료 후 Cebc에서 5년간 봉사했습니다. 매주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은 다소 재미없는 분반공부라도 집중해 주었습니다. 보충 자료를 조금만 준비해도 집중도가 크게 높아지고요. 조금만 친해지면 양쪽 어깨에 주렁주렁 매달리며 좋아한다는 표시를 했습니다. 혹 싫증 내는 기미가 있으면 편의점이 약이었습니다. 제주머니가 가벼워지는 단점이 있었지만요.


중등부 교사로 옮길 때 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Cebc 때처럼 하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북한도 두려워한다는 중2 담임을 맡으라 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첫날 경험한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밝게 인사했는데 본체만체했습니다. 농담해도 웃지 않았습니다. 분반공부하려고 하는데 모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아직 친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리라 믿었습니다.

 


중1 중반~중2 중반이 사춘기
하지만 그 기대는 1년이 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조금 친해지니 대놓고 스마트폰만 봅니다. 하지 말라고 해도 그때 뿐이었습니다. 전가의 보도(傳家寶刀)였던 먹을 것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회식하자고 하면 조용히 따라오는 친구와 싫다고 하는 친구로 나뉘었습니다. 먹을 것을 사준다는데 싫다고 하다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야 한다고 우겨서 데리고 가기는 갔습니다. 조용히 따라온 친구는 말없이 밥만 먹었고, 가기 싫다고 하던 친구는 여학생인데 거의 먹지도 않고 남겼습니다. 식사하는 동안 혼자 떠들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소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도 관심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 서로의 이름조차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격려가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 어머니로부터 선생님 덕분에 아이가 예전보다 성실히 교회에 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전혀 나에게 호감을 표현하지 않는 친구였는데 말입니다.


2년 차부터 특활반인 기자단을 맡게 되었습니다. 기자단은 1학년 친구들을 받으면 같은 아이들이 3학년 마칠 때까지 계속 담임을 맡는 제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1학년부터 3년간 아이들과 함께하며 중학생 아이들의 시기별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알게 된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중학생 자녀를 키워 보신 분들은 동감하실 것이고, 자녀가 앞으로 중학생 시기를 보내게 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믿음으로 성숙해질 최적기
중학생은 시기에 따라 세 가지 이질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 아이마다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평균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중1 올라와 6개월 가량은 초등학생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아직 코를 흘리기까지 합니다. 목사님이나 선생님에게 초등학생처럼 반응을 곧잘 합니다. 눈치가 없어 이상한 답을 하거나 너무 큰 소리를 내서 웃길 때도 많습니다. 아직 부끄러움을 크게 느끼지 않죠.


1학년 중반부터 2학년 중반까지가 사춘기입니다. 제가 첫해에 당황했던 학년입니다. 진정한 중학생의 모습을 보이는 시기죠. 아이들의 눈빛이 바뀌며 태도가 달라집니다. 우선 주변을 크게 의식합니다. 창피당하기 싫어 얘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불만도 많습니다. 그리고 훈계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사춘기는 정상적인 시기입니다. 육체적 성장과 함께 정신적 독립을 위해 이 같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변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배타적이거나 반항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착했던 아이의 변화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들이 상처를 받지만, 사실 아이들도 스스로 상처받으며 다소 위축되는 시기입니다.


2학년 중반부터 3학년은 사춘기를 지나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갑니다. 정신적으로는 거의 고등학생인데 공부 부담이 적어 더 밝고 즐겁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3학년 시기의 아이들은 중등부 생활을 많이 즐깁니다. 선생님과의 관계도 좋고요. 사춘기 때와 달리 교역자와 선생님들께 애정 표현도 곧잘 합니다. 즐거운 1년을 보냈기 때문에 고등부에 가고 나서도 많은 친구가 중등부를 그리워합니다. 고등부 예배 후에 괜히 중등부에 와서 선생님에게 하트를 날리며 반갑게 인사하기도 합니다. 2학년 때까지 내 속을 그렇게 썩였던 아이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결국, 어렸던 아이가 사춘기의 변화를 거쳐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지는 것이 중등부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중등부교사
제가 첫해에 겪은 것처럼 처음 중등부 교사가 된 분들은 힘들어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십 년 중등부만 섬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내게 눈길도 주지 않던 아이가 졸업 후 찾아와 안아주기도 하고, 목사님 말씀하실 때 스마트폰만 보던 친구가 고등부 가서 비전트립도 가고 졸업 후 교사로 봉사도 합니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중등부 교사입니다. 지금 당장은 시니컬하고 다루기 힘든 아이들이라도 즐겁게 품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주님께서 힘든 아이들을 큰 사랑으로 품으시는 것이죠. 그 통로 중 하나가 바로 저희 교사고요. 그래서 저는 중등부교사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강명구 집사
강남교구
중등2부 기자단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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