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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 그 날에

작성일 : 2020-04-04 11:28 수정일 : 2020-04-04 11:43

그 날에

휘장이 찢기던 날
거친 나무 십자가의 몸부림

황폐한 대지 위에
드리워진 긴 그림자는
님의 깊은 한숨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가득
스며드는 아픔을 숨 쉬며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그 날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하얀 나래짓
찬란한 빛으로 오신 님

하얀 캔버스를 마주할 때마다 주님을 생각합니다.
무엇으로 이 여백을 채워나갈까.
수없이 떠오르는 상념들… 말씀 속에서 솟아오르는 많은 이야기….
그 날
주님의 고통과 영광을 마음에 새기며 아픔과 기쁨을 가슴에 담습니다.
나 때문에… 나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고통당하셔야 했던 주님.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 깊이 눈물이 흐릅니다.
지금 이 세상의 황폐함을 내려다보시며 통곡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주님,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말씀대로 살지 못한 연약함을 용서하옵소
서. 당신 발 앞에 오늘도 엎드립니다. 작은 풀잎의 흔들림에도 속삭이시는 미세한 주님의 음성을 마음에 새깁니다.
딸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정녕 내가 너를 사랑한단다.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그 음성에 무너져 내리던 마음을 추스르며 하늘을 봅니다.

어둠을 뚫고 빛으로 오신 나의 주님 앞으로 흰 머리카락 날리며 달려갑니다.


송경희 권사_서대문·은평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