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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 하나님, 저보다 먼저 앞서가셔서 문을 열어주소서

작성일 : 2020-04-03 17:02 수정일 : 2020-05-22 17:33

  

 

 

“한 달 동안 내가 가장 많이 간절하게 기도하는 날이 언제인지 아세요?”


갑자기 툭 던져진 질문에 잠시 어리둥절해 하는 나를 보며, 권사님은 잔잔한 미소를 보인다. 교회를 오가며 뵈었던 낯익은 얼굴이다. 5교구 58구역을 섬기는 정운진 권사님은 “나는 『만남』을 돌리는 날이 가장 기쁘고 두려워요”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푸신다.


“우리 구역은 관악산 아래에 있는데, 가파른 고바위가 있어 구역 식구를 만나러 가려면 체력이 많이 소모됩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과한 운동을 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그 과한 듯한 운동이 자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 같다며, 가능한한 자주 구역 식구를 만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1년 후면 은퇴하는 연세임에도 10년은 젊어 보이는 정 권사님이 그처럼 젊어 보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듯싶다. 구역예배 외에도 혼자 계시는 어르신 가정을 따로 방문하여 예배와 말씀을 통해 구원의 확신을 심어드린다. 그처럼 찾아뵙는 일로 반나절이 훌쩍 지나곤 한단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는 사이 고바위를 오르내리며 은혜를 듬뿍 받았고, 그런 가운데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하신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정 권사님의 건강을 책임지셨던 어르신들이 지난 몇 년 사이 한 분 두 분 하늘나라로 가셨다. “제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마음이었습니다.” 권사님은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 지금도 홀로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을 위해 가정 방문하여 성경을 읽어 주며 말동무도 되어드린다. 심방준비회가 있는 날은 구역 식구에게 『만남』을 전달하기 위해 아파트 현관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뗀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성령님께서 동행하시기를 기도하며, 가는 동안 20여 가정의 구역 식구를 위해 가정 가정마다 기도 제목이 다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특히 간절히 원하는 그날의 기도 제목이 있다.


“하나님, 저보다 먼저 앞서가셔서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주시어 출입을 용이하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이 기도는 아파트 단지의 식구를 섬기는 구역장들이 모두 동감하는 기도일 것이다. 요즘은 아파트 현관을 들어가려면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할 수 있다 보니 생긴, 현실이 반영된 슬픈 기도이다. 『만남』을 현관안 우편함에 넣기 위해 일일이 구역 식구에게 전화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며, 관리실을 통한 출입도 못내 불편하시다는 권사님이다. 이렇게 기도하며 출발하여 아파트 현관에 도착하면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가 막히게 경험하신단다. 내 앞서 택배 기사가 현관을 열고, 안에서 주민이 나오고, 밖에서 들어가는 객을 만나는 등등 한 번도 아파트 현관에서 주저하지 않도록 하실 때 주님께서 살아 역사하심에 전율을 느끼며 “할렐루야!” 감사 찬양이 넘치곤 하신단다. 돌아오는 길에는 교회에서 『만남』을 가져가는 가정들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한다.


20여 가지의 기도 제목을 갖고 짧은 시간 동안 간절히 기도하는 날이 바로 『만남』을 전달하는 날이다. 정권사님은 “『만남』을 전달하고 오는 날은 믿음이 더욱 단단해짐을 느낀다”며 “이렇게 매 순간 함께하시는 주님을 어찌 신뢰하며 의지하지 않을 수가 있겠냐”고 기뻐 말씀한다.


“10여 년 동안 구역을 섬길 수 있는 봉사시간들이 좋은 추억과 아쉬움으로 남을 겁니다. 그러나 이 봉사를 통해 주신 큰 축복과 은혜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나를 돌아보니 구역을 위해 조금 더, 조금 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뿐입니다. 남은 1년도 맡겨주신 모든 사역을 하나님의 영광과 구역 식구를 위해 힘을 다하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8구역 모든 가정에 여호와의 구원의 빛이 환하게 임하셔서 여호와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항상 함께하시고 충만하기를 간절히 원하신다는 권사님은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도밖에 없다고 강조하였다.


취재 이재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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