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말씀/칼럼

HOME > 말씀/칼럼

「202004」 “온 힘을 다하여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라”

작성일 : 2020-04-03 09:54 수정일 : 2020-04-03 10:16

 

나그네와 같은 인생길에서 예수님 닮기 위해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 따라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 하겠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을 생각하면 예수님이 떠오릅니다. 일평생 주님을 바로 믿고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신 한목사님은 ‘주님의 작은 종’으로 ‘예수님 닮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분을 ‘사랑과 섬김의 성자’라고 부릅니다. 한 목사님 소천 후 발간된 구술 자서전 『나의 감사』에서 그는 “인간으로서 인생을 옳게 살았다고 말하려면, ‘나의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겠다’는 인생의 최고 목표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허무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목사님은 평생 이 목표를 놓치지 않고 한결같이 그 길을 걸어 신행일치(信行一致)의 본(本)을 보이셨습니다.


한 목사님이 남기신 신앙 유산은 짧은 필설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고, 넓습니다. 그는 민족상잔의 6·25전쟁 이후 잿더미 된 현실 앞에 무너지고 좌절하는 동포들에게 ‘복음의 빛’을 비추어 영생의 소망으로 다시 일어서도록 격려하며 인도했습니다. 또 주님의 도우심 하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보건, 복지 등 모든 영역의 조국 재건에 있어서 ‘선한 영향력’을 초인적으로 발휘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며 대한민국의 장래를 도모했습니다. 우리 한민족이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복된 백성’이 되기를 그토록 간구하며 동포들을 일깨웠던 한 목사님의 헌신은 민족을 바로 세우는 교회의 사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구하며 가정과 일터와 교회에서 충성을 다하고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도록 가르치고 이끌었던 한국교회들은 민족갱생의 새로운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강의 기적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며 GDP(국내 총생산) 규모가 세계 12위에 이르는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교육계에 몸담은 필자는 한 목사님의 신앙 유산 중 특별히 교육 부분을 주목하여 봅니다. 교육의 힘은 곧 나라의 힘입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교육구국(敎育救國)의 꿈은 이 땅에 복음을 전파한 선교사님들의 사명이었고 그들이 세운 학교에서 진리로 교육받은 많은 선각자의 비전이 되었습니다. 한 목사님에게 교육은 자신이 스승들로부터 전수받은 그대로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믿음’과 말씀에 대한 ‘올바른 이해’, 그리고 말씀대로 살 수 있는 ‘올바른 생활’을 가르쳐 주는 실천적인 수단이었습니다.
그의 교육철학은 “온 힘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막 12:30~31)는 말씀에 기초합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정신으로 그는 애국애족교육, 민주시민교육, 과학기술교육으로 국가발전에 공헌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동시에 신앙을 통해 기독교적 인격도야를 이루는 교육에 매진했습니다.

 


한 목사님의 신앙 유산 중 우리 시대에 우선하여 계승하고 지켜가야 할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말씀에 기초한 참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를 뷰카(VUCA) 시대라고 합니다.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그 파급효과는 산업, 기술, 경제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실로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는 가속화되었습니다. 정치, 사회, 문화, 환경을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도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뷰카 시대에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모호함과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에서는 명확한 판단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갈 바른 지도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혼돈의 시대는 참과 거짓을 분별할 지혜와 통찰을 가진 이를 육성하는 기독교적 인재양성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는 초고속 신화, 신속한 성장과 급속한 발전, 단시간에 거대하고 위대한 성공을 꿈꾸는 것을 큰 미덕으로 삼는 욕망과 탐욕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자연히 사람들 간에 ‘나와 너’의 인격적 만남은 약화되고 ‘나와 그것’의 관계로 전락하고 마는 인간성의 황폐가 뒤따릅니다. 이미 맘몬(Mammon)의 힘은 가정과 사회는 물론 교회 내부까지 영향을 미치며 많은 이들을 미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민족사의 혼란과 혼돈 시기에 한 목사님이 실천하셨던 것과 같은 기독교 교육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절실히 요청됩니다. 주님의 새 계명대로 ‘서로 사랑’하는 삶을 이뤄나갈 힘을 얻게 하는 진리 교육이 필요합니다. 기독 학교들은 ‘학문의 수월성 확보’ 못지않게 ‘기독교적 정체성’을 철저히 담보해내야 합니다. 만약 학문의 수월성과 기독교적 정체성이 충돌한다면 기독교적 정체성을 우선하여 선택할 만큼 ‘예수님 닮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 분명한 교육좌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선으로 악을 이김으로 이 시대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믿음의 세대가 구름떼같이 일어서도록 가정에서, 교회에서, 학교에서 무엇보다도 고등교육기관에서 ‘진리에 기초한 사랑의 교육’이 활성화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교회가 위기라고 합니다.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던 때는 옛말이 되고 어느새 사회가 교회를 염려하는 지경입니다. 그 참담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맛을 잃은 소금처럼 땅에 버려져 밟히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깊이 반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뼈아프게도 한국 교회의 위기는 ‘신앙과 삶의 불일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됩니다. 진리의 말씀은 삶으로, 행동으로 ‘증거’되는 것인데 부활의 증인에게 요구되는 충성과 신실함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목사님이 만년에 많은 교계 지도자가 모인 자리에서 권면하신 한 가지는 오직 ‘예수 잘 믿으시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대로 평생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걸었던 한 목사님을 생각합니다. 날마다 그리스도의 편지로, 향기로, 주님 닮은 영성·지성·인성으로 보여주신 한 목사님의 믿음과 행함이 하나 된 ‘신앙의 모범’을 겸허하게 마음에 새깁니다.


한 목사님은 평양 숭실대학에 입학하여 1925년 졸업한 동문으로 숭실의 자랑입니다. ‘진리와 봉사’의 정신으로 1897년 평양에서 세워진 숭실대학교는 1938년 일제의 폭압적인 신사 참배 강압에 맞서 분연히 자진 폐교함으로 민족적 자존심과 신앙적 순결을 지켜낸 하나님의 대학입니다. 자진 폐교 16년 만인 1954년, 숭실대학교는 한 목사님과 영락교회의 깊은 배려와 사랑의 돌봄에 힘입어 서울 상도동에서 다시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서울 숭실 재건의 모태가 되어 주신 영락교회는 숭실의 영원한 어머니 교회이며 숭실은 영락교회에 한없는 사랑의 빚을 진 대학입니다.


언제나 그립고 또 그리운 한 목사님의 소중한 뜻을 기리며, 다가올 시대에 한 목사님처럼, 아니 한 목사님보다 더 뜨겁게, 예수님 닮기를 사모하는 다음 세대의 출현을 고대하고 기대하며, 오늘도 숭실대학교는 ‘한경직과 같은 한사람’을 세우는 진리의 교육을 위해 온 마음과 정성으로 진력하고 있습니다. 풍성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아낌없이 전하고 20년 전 ‘아름다운 빈손’으로 하늘 아버지의 품에 안기신 한 목사님,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 목사님의 귀한 신앙정신은 지금도 살아있는 믿음의 유산으로 숭실캠퍼스 곳곳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준성 총장
숭실대학교

 








 
#숭실대 #나의감사 #말씀에기초한교육 #신앙유산 #기독교적정체성 #영성·지성·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