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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 나를 만지지 말라

작성일 : 2020-04-02 18:22 수정일 : 2020-04-02 18:36

 

<요한복음 20장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대화를 모티프로>

 

코레조(1489~1534)의 본명은 코레조의 안토니오(Antonio da Correggio)인데, 이 이름에서 코레조는 그의 출신지를 가리킨다. 그는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 르네상스 전성기인 16세기에 활동한 이탈리아 화가로서, 그의 그림은 명암법(chiaroscura)을 바탕으로 한 극적인 구성으로 17세기의 바로크 회화를 예견하는 인상을 준다.


그가 1525년경에 그린 이 그림의 제목 「나를 만지지 말라」(Noli me tangere)는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가 빈 무덤 앞에서 나눈 대화(요 20:15~17)에 근거한 것이다. 이것을 주제 삼아 그림을 그린 화가가 많다. 14세기의 조토, 15세기기의 프라 안젤리코, 16세기의 티치아노와 틴토레토, 17세기의 브뤼헬과 푸생, 18세기의 멩스 등.

 

「나를 만지지 말라」는 코레조의 후기 작품답게 구도, 색, 명암의 조화를 한껏 드러낸다. 우선 구도를 보면, 마리아의 오른발에서 그리스도의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선이 보이는데, 그 선의 근처에 마리아의 오른손과 그리스도의 오른손이 배치되어 있다. 다음, 그 선을 따라 마리아의 붉은색과 노란색, 그리고 그리스도의 푸른색이 삼원색의 대조와 조화를 동시에 이룬다. 그리고 그 배경에 놓인 짙은 갈색의 땅과 나무 기둥, 녹색의 숲과 나뭇잎, 파란색의 산과 하늘 및 이 둘 사이를 가르는 새벽빛이 두 인물을 돋보이게 한다. 마지막으로, 명암법은 더 후기의 작품인 「성탄」(1529-30년경)보다 덜 극적이기는 하지만, 방금 설명한 색상의 대조와 함께 그 돋보임을 강조하는데, 그 결과 두 인물은 배경으로부터 약간 떠 있는 듯이 보인다.


어쨌든 이런 대조와 조화에 힘입어 두 인물의 자세는 감상자의 시선을 끌면서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먼저, 막달라 마리아의 표정과 뻗은 손은 그녀가 겪은 슬픔과 놀람을 동시에 표현한다. 이것은 그녀가 예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보고 울고 있다가 동산지기 같은 사람이 “마리아야”라고 했을 때 그가 예수이신 것을 깨닫고서 “랍오니”라고 응답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다음, 예수는 마리아를 향해 뻗은 오른손을 통해 “나를 붙들지 말라”는 말씀을, 그리고 하늘을 가리키는 왼손을 통해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이르되 내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하라”는 말씀을 들려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고통스럽게 울고 있었다. 어제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예수의 시신마저 잃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슬픔이 가장 컸던 그 순간은 가장 큰 희망과 환희로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우리는 매일의 밤을 통해 어두워질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는 현실을 경험한다. 이것이 어쩌면 죽음을 거쳐 맞이하게 되는 부활을 향한 매일의 연습인지도 모른다.

 

 

 

 

 

 

박정관 목사
장신대 해석학 특임교수
문화연구원 소금향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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