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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이때를 위한 선교

작성일 : 2020-03-05 15:55 수정일 : 2020-03-24 13:57

 저의 핸드폰에는 두 개의 알람 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핸드폰 제조사의 기본 알람 앱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설치한 앱입니다. 기본 알람 앱에는 매일 네 개의 알람이 2분 간격으로 울리도록 저장되어 있습니다. 다른 앱에는 한 개의 알람이 저장되어 있는데, 이 알람은 간단한 수학 문제 세 개를 풀기 전에는 꺼지지 않습니다. 매일 밤 저는 다음 날 새벽을 위해 맞춰둔 다섯 개의 알람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 놓고 잠을 청합니다. 왜냐하면, 알람 한두 개 정도에는 “2분만 더”를 외치며 또다시 잠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아주 가끔은 알람 다섯 개를 모두 끈 후에 끈 줄도 모르고, 아니 알람이 울린 줄도 모르고 잠들어있는 저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다섯 번째 알람은 수학 세 문제를 풀어야 멈추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영적인 알람을 울리고 계실지 모릅니다. 올 한 해 우리 교회 표어인 ‘이때를 위함이라’처럼, ‘이때’라는 알람이 지금 우리 영의 귓가에 울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적 알람에 “2분만 더”를 외친다면 그것만큼 부끄러운 일도 없습니다. 알람이 울리는 것조차 모르고 영적인 잠에 빠져 있다면 그것보다 두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선교란 ‘이때를 위하여’ 울리는 영적인 알람 소리에 응답하는 행동입니다. 복음 전파를 위한 주님의 현재적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지난 때도 아니고 나중 때도 아니라 지금 이때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교는 부르신 때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영락교회의 선교 사역도 때에 합당한 응답의 결과로 내적 변화와 외적 확대를 거듭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선교영역에서 전방위적인 선교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교 사역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한다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선교 정신입니다. 그것은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 4:14)라는 모르드개의 질문에 대한 에스더의 응답과 같습니다.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에 4:16). 선교의 정신은 주께서 이때 내게 맡겨주신 복음 전파와 영혼 구원을 위해서라면 죽으면 죽으리라고 각오하며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이 각오와 기도에는 “2분만 더”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보시는 것은 2분 후의 선교 결과가 아니라 바로 이때 결단하는 우리의 선교 정신입니다.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에는 브리타니 베빈이란 여성의 일기가 적혀 있습니다.

 


새로운 한 주가 다가오고 있는 지금 저의 가장 간절한 기도는 이것입니다.

제가 걷는 길로 상심한 사람들을 보내 주시고, 제가 당신의 사랑으로 그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도록 제 안에 당신을 가득 채워 주시기 원합니다.

 


이 기도문은 브리타니가 열일곱 살 어느 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기 전날 밤에 쓴 것입니다. 브리타니는 마지막 기도의 열매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실패한 인생일까요? 장례식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딸애가 죽던 날 그 애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애의 친구들이 누구인지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애가 어느 대학에 갈지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애가 학교에서 몇 점을 맞았는지, 축구 시합에서 몇 골을 넣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그 애가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님을 구주로 알았다는 사실만 중요합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는 윌리엄 보든(Borden, 1887~1913)이라는 미국 출신의 유명한 선교사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가 유명한 이유는 그가 맺었던 선교의 열매 때문이 아니라 그가 가졌던 선교의 정신 때문입니다. 억만장자의 후계자로 태어난 보든은 고등학교 졸업 후 세계여행을 합니다. 이 여행에서 그는 선교사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이 다짐을 편지로 써서 부모에게 보내고는 자신의 성경책 맨 뒷장에 두 단어를 적어 넣습니다.

 


“No Reserves(남김없이)”
세계여행 후, 예일대학에 입학한 보든은 선교로의 부르심을 나중으로 미뤄놓지 않고 그곳에서 기도 모임 운동을 시작합니다. 1학년 초, 두 명으로 시작한 기도 모임은 그가 졸업반일 때 약 천 명의 학생이 동참하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당시 예일대 학부생은 총 1,300명이었다고 합니다.


보든은 예일대 재학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유망한 직장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선교를 위해 모두 거절하고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 입학합니다. 이때 그는 성경책 말미에 두 단어를 덧붙입니다.

 


“No Retreats(후퇴 없이)”
신학대학원 졸업 후 그는 중국 간쑤성의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먼저 아랍어를 배우기 위해 이집트로 건너갑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집트에 도착하자마자 척수막염에 걸리게 되었고, 한 달 뒤 스물다섯의 나이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죽음 직전, 그의 성경책
마지막 장에는 또 다른 두 단어가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No Regrets(후회 없이)”
세상의 눈에는 열매 없는 허무한 인생으로 보였겠지만, 주님 눈에는 너무나 값진 보석이었습니다. 선교의 열매보다 값진 선교의 정신이 빛난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은 결과적으로 그의 선교 인생을 열매 없이 놓아 두지 않으셨습니다. 보든과 함께 기도의 무릎을 꿇었던 수
많은 예일의 기도동역자들이 빛나는 선교의 20세기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영락교회의 선교도 이러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2분만 더”를 외치지 않는 선교, ‘이때’의 영적 알람에 즉각 “아멘”으로 응답하는 선교, 즉시 눈앞에 보이는 열매나 객관적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선교, 열매가 보이지 않아도 죽으면 죽으리라 결단하며 기도의 무릎을 꿇는 선교, 일하는 발보다 기도하는 무릎이 먼저인 선교이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올해 선교부는 선교부 전체 신년기도회로 출발했습니다. 선교를 위한 기도후원팀도 조직했습니다. 이 기도의 작은 불씨들이 함께 모여 국내와 해외의 수많은 사역지와 선교지에서 활활 타오르는 성령의 불길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 불길의 한가운데에서 ‘남김없이’ 헌신하고 ‘후퇴 없이’ 기도하며 ‘후회 없이’ 선교하는 이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차동혁 목사
선교부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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