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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그리스도인의 윤리의식

작성일 : 2020-03-05 11:28 수정일 : 2020-05-22 16:51

사람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것은 윤리의식 때문이다.


윤리의식이란 착함·악함·옳음·그름(善惡是非)에 대해 그 의미를 알고 그것을 구분할 뿐만 아니라 착함(善)과 옳음(是)은 좇고, 악함(惡)과 그름(非)은 내쫓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윤리의식은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표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윤리의식이 ‘인간으로서 그의 도덕적 우수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선악시비(善惡是非)는 본래 하나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에덴동산에 두셔서 그것들을 다스리고 살아가게 하셨다고 성경은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다.


크리스천은 위에서 언급한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윤리의식 이외에 기독교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른 윤리의식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기독교 신자로서 갖추어야 할 또 다른 윤리의식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예수를 믿는 사람을 크리스천이라고 부르며 그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 구분 짓고 있다. 그렇다면 윤리 의식을 통해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듯이, 윤리의식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 중에서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사용하려는 사람과 다른 사람(이웃)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함으로써 하나님께 충성을 바치려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차이를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아무리 좋고 가치 있어 보이더라도 그것을 내가 무조건 차지하려 한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사회공동체에 손해를 끼치게 한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그 사회를 부도덕한 사회로 타락시키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한 인간을 윤리적 존재로 올바로 규정짓기 위해서는 윤리적 존재 일반으로 규정짓는 한계를 뛰어넘어, 기독교적 윤리의식을 지닌 인간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성서의 십계명에는 기독교의 윤리적 요소들이 잘 요약되어 있다.


십계명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므로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에게 주신 기독교의 윤리적 규례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십계명에는 신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지켜야 하는 윤리적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예언자적 기능을 보여주는 5계명부터 10계명까지의 내용이 그렇다. 진정한 의미의 윤리적 규범이란 하나님을 믿든 안 믿든 그것을 마땅히 지켜야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해야 한다. 그러므로 십계명은 진정한 윤리적 규범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십계명의 예언자적 기능(5~10계명)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적 규범, 특히 한 사람의 기독교 신자로서 지켜야 할 핵심적 규범으로서 ‘사랑’을 의미한다. ‘사랑’은 상대방(이웃)을 위해 개인의 이해관계는 물론, 때로는 자기의 목숨까지 버리도록 명령하는 기독교 윤리의 핵심이다. 이처럼 기독교의 윤리 규범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유익함’을 준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만큼의 도덕적 수준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것은 한국인들이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깨닫고, 개인의 이익 추구에 있어서 요구되는 도덕적 수준이 낮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참다운 윤리(도덕)의식이란 하나님께서 주신 공동체적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나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추구하는 능력과 노력을 말한다. 이러한 ‘삶의 현장’에서 나에게 필요한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그것을 넘어서는 공동체의 유익은 등한시하게 된다. 참다운 가치는 대체로 개인의 가치를 넘어서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구하는 경우에 생성된다.


그러므로 개인의 윤리의식과 더불어 기독교적 윤리의식은 반드시 함께 작동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선악시비의 본질은 하나님의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크리스천의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참된 영역을 우리는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기순
벧엘교회 은퇴장로
숭실대 철학과 명예교수